남 눈치보느라 바빴네
출근하면서 에이전시 담당자와 현재 진행 중인 업무들에 대해 팔로 업하는 문자를 했다.
에이전시 담당자: 이제는 바쁜 거 끝나셨어요?
린제이: 아뇨 오늘도 글로벌 비지터땜에 하루 종일 미팅이예요. 따로 이 업무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출근길에 연락 드렸어요.
에이전시 담당자: 나갈 거라면서 왜케 열심히 하세요 ㅎㅎㅎ 근데 좀 멋있다
요즘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을 ‘자발적 노예’ 라고 한다는데 멋있다는 말에 좀 고마웠다. 이런 별거 아닌 말에도 잠깐이나마 기분 좋아지는 걸 보니 나 역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받고 휘둘리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 오늘 내 기분이 어제처럼 나쁘지 않은 이유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기분을 다운시키는 외부 자극이 없었던 것.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기쁨과 슬픔, 행복감이 다른 사람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최근에 정작 내 스스로는 나를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해본적이 있었나?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그들을 만족 시켰을때에야 내 자신을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 하지 않았었던가. 나는 회사에서 팀장이나 유관부서 그리고 고객의 필요를 최선을 다해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집에서는 남편과 애들이 아내와 엄마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눈치보느라 바빴다.(부족함은 느끼겠지만 많이 느낄까봐^^;) 심지어 스트레스 풀러 만난 옛 친한 직장 동료들에게도 그들이 나랑 만나는 시간이 지루하거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대한 유쾌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좀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드는, 어쩐지 내가 애잔해보이는 날이다.
#퇴사
#남눈치
#나를사랑해주기 #나를기쁘게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