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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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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투리브 Mar 12. 2023

회사 욕만 쓰고 있는 것 같다.

이러려고 글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는데...

사직서를 제출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물론 이미 한 달이라는 시간이 더 남긴 했지만)


회사 나갈 몸이지만 어제는 글로벌 비지터를 데리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저녁 회식은 뭐 이미 안 갔다고 한 상태였지만 정신이 나간 건지 팀장만 없다면 사람들과 맥주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다.


퇴근길, 또 불안감이 엄습한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회사 잘 다니는 것 같은데 나만 못 견디고 포기하는 루저인 것 같아서 또 마음이 어지럽다.  


방금 사직서를 내고 나온 팀원에게 다짜고짜 저녁 8:30에 온 팀장의 메시지.


팀장: 린제이 님, 글로벌 비지터가 내일 일정에 대해 들은 게 없다고 하는데 몇 시에 만날 건지, 호텔로 픽업 갈 건지 사무실에서 만나실 건지 알려주시겠어요?


린제이: (호텔로 픽업? 나 회사 나갈 사람인데 무슨 의전까지 바라니...) 팀장님께서 미리 공유하신 스케줄대로 저는 그 시간에 사무실에서 출발하려고 했습니다. 팀장님께서 저에게 10:30까지 가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네가 지금 같이 있으면 말해주면 되잖아.)


팀장: 네 글로벌 비지터가 모르는 것 같아서요. 전해줄게요.


별것 아닌 일에 책망하고 지적하려는 것 같아서 불안증세가 시작된 것 같았다. 카톡 답장은 애써 담담하게 보냈지만, 사실 카톡에 팀장 이름이 뜨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해도 그만두는 게 맞다. 누군가는 나에게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백번 생각해도 백번 다 이율배반적이고 이중적이고 내로남불의 팀장이 너무 싫다. 그리고 내가 예민한 것도 맞다.



#퇴사 #불안 #초초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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