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판단력 좋은 여자였네
실수를 저질렀다. 사장님과 잡힌 숫자 리뷰 미팅을 팀장과 하는 것으로 착각한 것. 팀장이 사장님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다음 주로 리뷰 일정을 바꿨다고 해서 안심하려고 할 때 즈음 사장님이 부른다 하여 사장실로 갔다. 그때까지는 ‘오늘 사직서를 내서 퇴사 면담을 하시려고 하나?’ 사장님과 면담이 잡힐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사전 미팅 콜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부르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사장님: 린제이 님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미팅이 취소가 됐죠?
린제이: 팀장님과 리뷰하는 미팅으로 착각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린제이 님? 저는 린제이 님의 장점을 잘 알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내부에서도 제가 얘기를 했고, 외부에도 얘기를 했어요. 하지만 린제이 님이 회사를 나가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요. 어련히 고민 많이 하셨겠어요. 전 린제이 님의 결정 존중해요. 그렇지만 숫자는 마케팅에게 펀더멘털 한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하는 이 향후 7년간의 세일즈 예측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이 숫자 계속 볼 거예요. 비록 회사를 나간다고 하더라도 업무를 놓지 말고 다 완벽하게 해주셔야 해요. 팀장과 미팅을 한다고 해도 80-90% 정도의 완성도로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린제이: 80% 정도는 준비를 했고 첫 번째 미팅에서 코멘트 주셨던 부분 반영하고 팀장과 얼라인해야 할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사장님 미팅이 바로 잡혔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사장님과 이는 미팅에는 숫자 컨펌 후 추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저 일 놓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이 미팅을 위해 점심시간 쪼개가며 준비했었습니다.
사장님: 아 그렇군요 그럼 이제 이해가 되네요. 그럼 제 메시지를 바꿔야겠어요. 회사를 관둔다고 일을 대충 하시는 게 아닌 거라면, 지금처럼 해주세요. Keep it up! ^^
린제이:..... (응? 뭐지?)
오늘 비로소 사직서에 사장님 서명을 받은 날인데, 사직의사를 전달하고 대면으로 처음 마주하는 자리에서 사장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한 말은 '관둘 때까지 일 다 완벽하게 해 놓고 가라' 인 거다. 직원이 입사한 지 5개월 만에 나가는데도 '남은 기간 다 뽑아 먹어야 겠다'가 사장의 마인드인 거다. 사직서 내길 참 잘했다. 내 판단이 옳았다.
#나판단력좋은여자였네
#사직서 #퇴사 #사장님독대
#다국적제약회사 #제약회사 #제약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