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욕먹어도 29번만 먹으면 된다.
심리 상담은 벌써 5회 차로 접어들었다. (회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6회의 심리, 법률, 가정, 재정 등의 이슈에 대한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늘 그렇듯 온화한 목소리로 " 자, 린제이 님 지금 마음은 어떠세요? "
나는 최근 멘털이 털렸던 사장님과의 면담, 나에게 해주는 회사 동료들의 얘기, 퇴사를 여러 번 경험해 본 지인들의 스토리들을 인용해 가며, 회사에서의 납득 안 되는 처우들과 불안한 내 마음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 누구에게 쫓기는 사람처럼 마음이 불안 초초하고, 회사를 가거나 회사 노트북을 킬 때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혹시나 팀장의 이름이 카톡에 뜨는 날엔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면서 두근거리고 두려워요. "
상담사 : 린제인 님, 그 두려움의 실체는 뭘까요? 어떤 게 두려우세요?
린제이 : 제가 한 일에 대해 형편없다며 팀장이 뒷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거나, 혹시 무시하거나 모욕하거나 지적하는 말을 할 것 같아서요.
상담사 : 린제이 님, 제가 린제이 님을 옹호하거나 편들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회사는 지금 회사를 나가려는 사람에게 비즈니스에 굉장히 중요한 일을 맡기고, 완벽하게 해 내고 나가라는 아이러니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저는 결코 여기에서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린제이 님이 아니고, 회사에 남아 있을 그 팀장이 정작 이 상황을 두려워해야 할 것 같거든요. 린제이 님은 심호흡하시고, 나는 이제 나갈 사람이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프레임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회사가 아닌 내가 이 상황을 통제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회사에서 어떠한 요구를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라는 한계를 짓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회사가 나한테 또 뭘 요구할까?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까? 하고 회사에 대해 생각을 집중하게 되면, 불안과 두려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남편에게 회사 나가는 날까지 회사는 나를 폄하하고 폄훼할 것 같아서 힘들것 같다는 얘기했다. 그러자 ESTJ 남편이 하는 말,
여보! 좋은 소식은 당신이 회사 나가면서 매일 욕을 먹어도, 주말 빼고 딱 29번만 먹으면 된다는 거야. 29번밖에 안 남았으니 일년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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