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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나귀똥 Sep 25. 2021

치앙마이4. 치앙마이의 한 재즈바에서

2019. 6.22~6.25 치앙마이 (4)


비누 쇼핑 마니아


Sunday Market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관광명소답게 어딜 가나 비슷한 기념품을 파는 가판대도 있었지만, 무심코 지나쳐버리면 아쉬울 것 같은 신기한 곳들도 많아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저는 태국에서의 ‘비누' 쇼핑을 좋아합니다.


평소  쓰지  국내에서는 도무지  일이 없는 것이 고체 비누인데, 태국에 가면 그렇게 비누 욕심이 생겨요. 혹시나 모를 상비용으로 챙겨두거나 지인들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하나  사다 보면 캐리어에는 어느덧 비누한가득입니다.


꽤나 유용하기까지 해요. 호텔 옷장에 잠시 넣어 두거나 캐리어  곳곳에 숨겨두면 향기가 폴폴나는 방향제 역할을 해줍니다.


Sunday Market에서도 치앙마이 핸드메이드가 새겨져 있는 몇 개의 비누를 샀어요. 모두 나누어주고 제 것은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최근 본가에서 장식용처럼 비치되어 있는 코코넛 비누를 발견했습니다.


“엄마, 이거 너무 오래된 거 아니가? 버려라!” (화난 거 아님. 부산 사투리)
“야~~ 버리긴 왜 버리노, 아깝게. 냄새 좋던데?”


엄마도 비누를 방향제처럼 쓰고 있나 봐요.

그 엄마의 그 딸입니다.


치앙마이의 재즈바, Moment’s Notice


마켓 구경에 지쳐 어딘가에 앉아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커피를 마시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 자연스레(?) 술 생각이 났어요. 그러고 보니 치앙마이에는 꽤 좋은 라이브 바가 많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도 같았습니다.


구글맵이 안내한 <Moment's Notice>. 문을 나선 후 찍은 사진이라 깜깜하지만 해가 남아있는 초저녁에 방문했다


구글맵만 믿고 무작정 찾은 <Moment's Notice>.

이제 갓 영업을 시작했는지 제법 한산했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계단식 좌석이 있고, 작은 무대 양옆에는 피아노와 드럼, 앰프 등 각종 라이브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하기 전. 스피커에서는 쳇 베이커나 카렌 수자같은 익숙한 목소리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아늑한 공간, 듣기 좋은 음악까지 더해져 이날의 모히또는 그 어느 때보다 맛있었어요.


유독 맛있었던 그날의 모히또


첫 라이브로 기타를 든 청년이 등장했습니다. 조규찬 님이 떠오르는 외모와 분위기였어요. 과한 기교를 부리지 않은 맑은 노래와 정직한 연주가 듣기 편안했습니다.


손님이 저뿐이라 딴짓을 하기에도 뭣해서(?) 정말 정말 열심히 청년의 연주와 노래를 경청했는데 그래서인지 청년은 좀 쑥스러워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었니다 ㅎㅎ (제가 좀 과했죠? ㅎㅎㅎ)


 기억에 남는 정직한 목소리


잠깐 앉아 목이나 축이려 들린 곳이었지만 연이은 라이브를 듣고 있자니 이 더 필요해졌습니다. 메뉴판을 부탁했더니 해피아워 시간이라 주문했던 음료  잔을 무료로   있다고 안내해 주었어요.(! 해피아워! 짱좋아!)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모기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술과 함께 두 어 시간은 앉아있었을 테지만 저는 이곳에서 엄청난 모기 테러를 당하고 말았요 ㅜㅜ


그래도 그냥 가는 것은 왠지 아쉬워 언젠가 오늘의 추억을 떠올려볼 요량으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멜론 뮤직으로 검색해 보기도 하고, 멜론이 찾지 못한 음악들은 들리는 가사를 메모해 구글에서 찾아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완성된 그날의 플레이리스트.


생각난 김에 오늘 밤 이 노래들을 들어봐야겠어요. 그때처럼 편안한 밤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Stanley Turrentine <Sugar>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Have You Ever Seen The Rain>
Rhonda Mackert <Early morning encounter>
Karen Souza <Billie Jean>
The dann zinn 4 <Red Rover>
Susan Wong <You've Got A Friend>
Depech Mode <I Feel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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