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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Jul 02. 2020

새로운 지식만큼 매혹적인 것은 없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4편 리뷰


어린 시절 미디어로 사회를 배우던 나는 해외에 다녀오면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왔다. 당연하게 여겼던 한국의 정서가 불편하게 느껴지거나 좋게 느껴지기도 했으며, 어떤 부분에선 내 주장이 틀리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라마로 보던 풍경과 직접 경험한 풍경은 너무 달랐고 머릿속에 있는 작은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던 책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어 간다. 이렇게 눈과 귀로 경험으로 얻은 것들은 나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꾼다.


드라마나 책으로 많은 경험을 쌓고 더는 얻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던 내가 발견한 것이 있으니, 바로 다큐멘터리였다. 다큐멘터리는 실존 인물이나 사건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다루는 영상 매체를 말하는데, 허구의 세계를 다루는 드라마와 달리 실존하는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내 지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식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해외 작품을 추천하고 감상한 글을 적어서 공유하고 있다. 지나가는 익명의 사람이 글을 읽고 영상을 감상한 뒤, 무언가를 느끼는 게 큰 만족감을 부르기 때문이다. 오늘도 누군가 지식을 얻고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4편을 추천한다.




Secrets of Great British Castles


영국

역사 다큐멘터리

6부작, 시즌 2


★★★☆☆


<시크릿 오브 그레이트 브리티시 캐슬스>는 유명한 성에 숨겨진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진행자 댄 존스와 함께 성을 둘러보면서 성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던 작품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웅장한 성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풍경과 깨끗하게 보존된 내부를 자세하게 보여줘 직접 성을 돌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진행자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는 내레이션을 넣었고 성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엔 배우들이 당시 상황을 재연한 장면이 등장한다. 내레이션은 여느 다큐멘터리와 같아서 지루하진 않았지만 과거를 재연한 장면은 TV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넷플릭스엔 시즌 2만 업로드된 상태며 <랭커스터 성>을 제일 집중해서 봤다. 아름다운 성에 얽힌 여성과 종교인을 향한 혐오는 기분이 나쁠 만큼 잔인했다. 19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즐겨보거나 세계사를 좋아하고 영국 여행 중 성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에겐 도움이 될 것 같다.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 인터넷 킬러 사냥

(Don't F**k with Cats : Hunting an Internet Killer)


미국

범죄 다큐멘터리

3부작


★★★★☆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 인터넷 킬러 사냥>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온라인에 퍼진 동물 학대 영상을 보고 분노한 네티즌들이 범인을 쫓다가 살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는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온라인으로 실마리를 찾아가기 때문에 스크린 라이프 연출이 주를 이룬다. 논란이 될 정도로 잔혹했던 사건이지만 일부분만 가져왔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작품 안을 살펴보면 사이코패스 범인에 대한 것 말고도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회는 범인(가해자)을 기억하지만 피해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범인이 올린 동물 학대 영상을 공유하면서 사건이 일어나는데 동참하게 된 많은 이용자들.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슬픔. 자신의 아들은 범죄자가 아니라고 부정했던 엄마의 마음. 인터넷 발달로 우려했던 상황이 실제로 이어지면서 보는 내내 마음속에서 찝찝함을 느꼈던 작품이다.





리얼 디텍티브 (Real Detective)


캐나다

범죄 다큐멘터리

8부작, 시즌 2


★★★★★


<리얼 디텍티브>는 형사들이 꼽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을 재연한 다큐멘터리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고 불편한 장면 없어 완벽했던 작품이었다. 실화를 재연하게 되면 배우의 연기력 때문에 주제가 흥미로워도 몰입감이 떨어지는데, 이 작품은 형사가 등장해 과거를 설명하거나 피해자의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이 없었다면 한 편의 드라마라고 소개해도 믿을만하다. 또한, 살해 현장에서 시체가 등장하지만 몸에 상처가 있는 정도라서 자극적이지 않고 에피소드마다 주어진 증거를 잘 사용한다. 연출도 훌륭했지만 형사들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피폐해지고 지친 모습을 보이거나 단서를 찾아가면서 무언가를 경험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범인을 잡는 형사들도 사건 앞에선 한 명의 인간이라는 걸 잘 보여준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실감 있는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팔로우 어스 : 우리 지금 세계

(Follow This)


미국

사회 다큐멘터리

6부작, 시즌 3


★★★☆☆


<팔로우 어스 : 우리 지금 세계>는 버즈피드의 기자들이 세상의 많은 것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로, 관심 있는 주제를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적어내는 것이 매력이었던 작품이다. ASMR, 인터넷, 남성의 권리, 딥 페이크, 성매매 여성 등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집중해서 본 에피소드는 <섹스 로봇>, <남성의 권리>다. 섹스 로봇이 외로운 남성들에겐 성욕을 해소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지만,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제작해 여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 관련 이슈가 나올 때 감상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남성들이 강간을 합법화 하면 여성이 몸을 더 조심스럽게 여긴다는 주장을 하는 에피소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달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도 놀라웠고, 무겁지 않고 적당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던 작품이었다. 




사진 출처 : 넷플릭스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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