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당신은 롱 슬리퍼?
나는 고민이 없을 때, 아무 문제가 없을 때 조급해하는 성격이다.
‘지금 왜 아무 문제가 없는 거지?‘
하며 불안에 떠는 게 내 인생에 뭐가 도움이 될까?
그래서 아무 일도 없을 때는 고민이나 문제를 짜내,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을 즐긴다.
좋지 않은 습관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킨다고 해야 할까?
요즘 정말 고민거리가 없다.
딸만 보면 웃음이 나오고 힐링이 된다. 직장생활도 큰 문제가 없고,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정진하고 있다.
솔직히 수면에 대한 문제는 오래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매일 피곤하겠지.
7시간 넘게 잠을 자도, 아침에 피곤한 건 당연한 것 아냐?
원래 나이 들면 그런 걸 수도..
이렇게 그냥 어쩔 수 없는 일로 취급했다.
수면을 문제로 인식을 하게 된 건 몇 달 전부터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일어나기 싫어” 더라.
숙면을 취할 수가 없다.
고민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던지, 수면시간이 극도로 모자라다던지, 아니면 진짜 어디 아파서 그런 것도 아닌데 푹 잤다는 기분을 느낀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 하니, 하루종일 피곤하고,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아침에 “잘 잤다!” 라며 일어나고 싶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을 만나면 물어보기 시작했다.
”요즘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좀 개운하세요?”
“잠자는 시간이 모자라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피곤하고 그러진 않아요?”
“오전에는 비몽사몽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신을 잘 못 차리겠어요. 넌 좀 어떠세요?”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긴 한데 일반적으로는 피곤하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물론 피곤함의 기준이 다 다른 것 같다.
말로만 피곤하다고 하고 쌩쌩한 사람들도 있고, 피곤하지 않다면서 눈 밑은 시커먼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나이 들면 원래 그래.”
“요즘 안 피곤한 사람이 어디 있어.”
“아침에 개운하면 속 편하게 사는 거지.”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도서관에 갔다.
수면에 관한 책을 빌렸다.
수면에 대한 책이 의외로 많았다.
그동안 수면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었고 무지했던가.
숙면을 하기 위한 방법이 혹시 나라별로 차이점이 있을까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이 들었다.
(그럴 수도 있잖아.)
그래서 한국, 일본, 미국, 중국 골고루 가져왔다.
대체적으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수면은 몸의 컨디션뿐만이 아니라, 수명이나, 정신적인 질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자기 직전에 음식을 섭취하지 말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말고, 올바른 높이의 베개를 베고, 해산물을 많이 먹고, 채소를 많이 먹고, 잠옷을 입고 자고, 명상을 해야 한다.
저 정도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도 있는 사실들이라서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수면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이 있다.
요즘 비염이 심해져서 수면과 연관을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역시 비염이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코가 막히면 폐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고 한다.
나 같은 비염환자는 꼭 에어컨과 가습기를 사용해서 적정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 줘야 한다.
(이 정도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인가 싶기도 하다.)
도서관에 한번 더 방문을 해서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는가?>를 빌려왔다.
이 책이 수면에 관한 바이블 같은 책이라고 한다.
책 속에서 좋은 수면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문구가 있어서 기재한다.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억지로 잠을 청하지 마라.)
자 이제 숙면을 취할 차례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잠을 4시간 이상만 자면 된다고 하는데,
일반적이지 않게, 체질적으로 10시간 이상 자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을 <롱 슬리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만약에, 그러면 안 되지만, 그럴 리 없을 거라고 바라지만,
숙면에 도움이 되는 많은 시도를 해도 푹 잘 수 없다면
슬프지만 당신은 <롱 슬리퍼> 일지도 몰라요. ㅜㅜ
더 많이 주무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