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의 몸을 던진 환갑잔치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by 진 jin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늘도 톰 크루즈에게서 새 알림메세지가 왔다.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톰 크루즈를 팔로우중이다. 간간이 알 수 있는 그의 근황을 확인하는 재미를 놓을 수가 없어서 우연히 팔로우를 하게 된 뒤로 팔로우를 끊을 수가 없다. 사람이 어떻게 저런 얼굴을 가질 수가 있지 싶을 정도의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미남배우. <탑건>을 보던 때 즈음에 <칵테일> 등의 영화도 볼 수 있었고 그의 작품을 모두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편 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당시 내 나이는 고작 초등학생~중학생 정도였으므로) 그의 초기작들과는 다르게 중기, 후기로 갈수록 <마이너리티 리포트>, <나잇 & 데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등의 작품들처럼 액션영화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내게 톰 크루즈는 액션배우 그 자체다.


2년 전인가, 그때도 극장에서 혼자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보고 난 후, 다음 해에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을 보리라 기대했었다. 그러다 오래 기다림 끝에 인스타그램에서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극장 개봉 날짜를 알게 됐고, 예매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가기 전날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복습을 했다. 이 정도면 내 기대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되려나?


좋았다. 영화평론가도 아닌, 영화에 관한 엄청난 식견이 있는 것도 아닌, 단지 보통의 평범한 일반관객의 입장으로 세 시간에 달하는 긴 런닝타임 동안 가끔 지루했던 부분도 있긴 했지만, <미션 임파서블>다운 진짜 액션을 볼 수 있어서 대체로 나는 좋았다. 이 시리즈를 다시는 극장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 이번만은 꼭 극장으로 보러 가라고 권하고 싶다. 단지 그 이유뿐만이 아니라 잠수함이라든지 경비행기라든지 심장이 쫄깃해지고, 눈이 시원해지는 몇몇 장면들은 꼭 그런 이유가 아니고서라도 극장의 대형 화면으로 보는 것이 이 영화를 100퍼센트 즐길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션 임파서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면(?)을 벗는 장면도 여전하고 전력 질주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유독 뛰는 장면들이 많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뛰는 모습도 언제봐도 참 멋있다.


참으로 치밀하고 친절하게도 시리즈 전편에 흩뿌려져 있는 떡밥들을 차곡차곡 빼놓지 않고 회수한다. 3편의 토끼 발의 정체 같은 건 끝까지 알려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거의 잊고 있었다는 편이 더 적합하다.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에서 저걸 어떻게 하려고 저러지 싶었던 떡밥들도 이번 작품에서 모조리 다 회수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챙겨보는 재미도 더한다. 떡밥도 떡밥이지만 시리즈 어느 편에선가 등장했었던 배우들이 재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해낼 때도. 전편의 CIA 국장이 대통령이 되어 나타난다든지, 1편의 이선 헌트 때문에 쫓겨난 CIA 직원과의 조우라든지 쏠쏠한 재미들로 가득하다. 이 CIA 직원은 사실 너무 오래돼서 나왔었나 싶을 정도로 잊고 있었다가 플래시백 장면을 보고서야 생각났던 인물인데 그런 캐릭터를 재소환해서 핵심 조력자 역할을 부여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common (10).jpg 출처 : 네이버

이번 작품에서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바로 '잠수 씬'이다. 내가 본 시간대는 오전 시간대여서인지 할리우드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영화관을 선호하기에 내심 반가웠는데, 숨이 막혔다. 속이 울렁거렸다. 내가 마치 수중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갑갑함을 느꼈다. 그 많은 수중 영화씬을 보면서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는데 당황스러웠다. 그만큼 관객의 몰입을 이끈 장면이었다. 혼자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영화를 보는 동안은 온전히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행이 없어서 이런 느낌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

역시나 액션영화답게 그의 온몸을 던진 액션 장면들은 어쩌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이대로 끝이 아니길 하는 바람을 더 부채질한다. 역시 톰은 우리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잠수하고 런닝타임 내내 전력 질주하고 경비행기에 매달리고, 우리 집 배 나온 남자만 봐도 상상도 못 할 일을 당연한 듯이 해낸다. 님은 우리 나이로 환갑인데 말이다.

'그는 정말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을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를 끝낼 생각인걸까?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찍을 수 있는 제작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를 접을 생각으로 저렇게 온몸을 불살라 액션 장면을 찍은 걸까?'

보고 있는 나도 이렇게 조마조마한데 최소한의 안전 장비만 구비하고 저렇게 위험한 장면들을 촬영하는 당사자 본인은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심지어 경비행기에 매달려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그가 정말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하고 저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바람에 얼굴이 찌그러진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얼굴이 일그러져도 그가 추구하는 것은 진짜 영화라는 것을 그 장면만 봐도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의 내한 인터뷰 때 "영화는 곧 나 자신이다. 그저 일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방식이며 내 인생 그 자체다." 라고 했던 자기 말처럼 영화에 대한, 관객들에 대한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절로 감동을 주게 했다. 나도 모르게 이 영화평이 그에 대한 헌사로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것도 그의 영화를 대하는 이런 태도 때문이 아닐까.

common (1).jpg 출처 : 네이버

사실 저렇게까지 무리해서 촬영하지 않아도 될 텐데, CG의 도움을 받아도 될 텐데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그의 팬들이 바라듯, 톰 크루즈가 촬영하다가 사고사를 당하지 않길 바라는 팬심에서 우러난 마음일 것이다. 또한 앞으로 좀 더 그의 액션 연기를 보고 싶다는 팬으로서의 욕심이자 바람이기도 하다.


더 조금만 더 그의 액션을 보고 싶다. 억만금을 가지고 있어도 노화는 막을 수 없는데 이 시리즈를 쭉 유지할 수 있게 해왔던 이선 헌트를 계속 보고 싶다. 팬심은 때때로 이렇게 이기적이기도 하다. 오래 기다린 만큼 뭔가 기대감, 설렘, 헛헛함,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걸쭉한 짬뽕처럼 섞여 한가지로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단순한 영화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의 인생이기도 하고 그의 영화 인생을 함께 지켜보면서 어느덧 청년에서 중년에 이른 내 인생이기도 하다.


악역이 전편들에 비해 너무 약하다. 악을 AI로 설정해서일까? 3편의 악역이었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을 능가하지는 못할지라도 AI를 돕는 악당 가브리엘은 시리즈 전부를 통틀어 거의 최약체에 가깝다. 좀 더 강하고 독한 이미지의 배우를 섭외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영화의 엔딩은 마지막을 상정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정말로 마지막 <미션 임파서블>이 될지도 모르겠다. 액션영화에서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해도 그 마음을 달래는 것도 오로지 내 몫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보여주었던 그의 연기력을 액션영화가 아닌 다른 좋은 영화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애써 자위해 본다.


1999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머물렀던 때 시드니에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영화 홍보차 시드니에 왔었더랬다. 당시 개봉 영화가 <아이즈 와이드 셧>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톰 크루즈가 온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서 가볼까 했던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여차저차한 사정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그가 온다는 극장이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지역과 가까워서 가능할 수도 있었는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 못내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때 보러 가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아직도 남는다. 몇 해 전 <매버릭> 홍보차 내한했던 톰과 송파 잠실 일대에서 투 샷을 찍은 사람들의 사진들로 SNS에서 난리가 났었던 기억도 난다. 괜한 아쉬움에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주저리주저리 얹어본다.


"삶은 모든 선택의 결과야."

주연배우의 인생을 통해서 영화 속 대사를 다시금 곱씹어본다. 그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한 아마도 그는 계속 내한할 테니 한 번쯤은 그를 직접 볼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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