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페인오빠 Jul 02. 2016

여행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뭐든지 처음이 무서운 법!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의 경험이 언젠가부터

보여주기 식으로 물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유명 관광지 앞에서의 인증샷

2. 그 인증샷을 넣은 오글거리는 감수성

3. 필터링 잔뜩 함유한 프로필 사진변경


내가 가고 싶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먹고

거기서 쉬다 오는 것만으로 충분한 힐링이다.


나는 일을 잠시 쉬는 기간을 이용해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많은 레포츠를 즐겨

그 지역의 자연을 벗삼아 나만의 색깔이 담긴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평소 놀이공원 바이킹 등을 좋아한 이유도 컸다)

페루 리마 해변의 '스카이다이빙'

#1. 패러글라이딩_스위스 인터라켄

사실 스위스에서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물가가 살인적인 이 나라에서 웬 사치냐 싶었고

눈에 밟히는게 다 알프스요, 찍는 사진이 모두 엽서였기에

굳이 레포츠가 없더라도 충분한 추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하며 만난 동생녀석의 간절한 요청에

평소에도 약한 마음이 더욱 흔들려

인터라켄에서의 마지막 오전을 패러글라이딩으로 정하고

남은 비상금을 털어 알프스 산자락으로 향했다.

하늘로 올라가는 길_어디로 가도 알프스

나는 원래 무서운 놀이기구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만,

그렇게 높은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사실 자체에

적잖은 두려움과 압박이 있었다.

게다가 여긴 외국 아닌가?

만에 하나 발생할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불안하기까지 했다.

긴장감에 벌벌떨던 스페인오빠

패러글라이딩은 생각만큼 무섭지 않았다.

내 뒤를 든든히 받혀주는 안전요원이 있는데

그 분은 자유자재로 고프로를 이용해 셀카도 찍고

모험애호가들을 위해 방향도 마구 돌려주는 등

경외감으로만 가득찼던 알프스와 내가 친구가 되게끔

큰 도움을 주셨다.

술 마신 다음날 오전 패러글라이딩은 가급적 자제하세요^^

* 패러글라이딩 요금: 170 스위스프랑

  (동영상 및 사진은 40프랑 추가)

   인터라켄 시내에 패러글라이딩 업체가 많으니

   전화문의나 예약 필수!

   북적대는 오후보다 공기맑고 한적한 오전이 좋다.


#2. 번지점프_에콰도르 바뇨스

바뇨스는 각종 레포츠를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의 천국' 이다.

며칠 머무는 기간동안 날씨 운까지 따라주면

누구보다 더 많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몇 가지 중 내 맘에 쏙 들어온 것은 바로 '번지점프'


번지점프 한줄에 내 몸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도

어느덧 10여년전.

무슨 이유로 그걸 미루고 미루다 나이 30이 넘어서,

그것도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가서 처음 했는지 모르겠다.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뛰어 내려보자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번지점프 하는 곳으로 갔다.

그야말로 긴장 일보직전

저 작디작은 발판에 서면 사방이 뻥 뚫려있고,

못 뛰겠다고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아찔한 공간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번지점프대가

얼마나 안락하고 시설이 좋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호기롭게 뛰겠다고 돈까지 지불한 후라

저 열악한 대기소를 보고 환불할 수도 없는 노릇!

이것도 추억이려니 생각하고 내 순서를 기다렸다.

어쩜 이렇게 하늘은 또 구린건지
팔 하나도 못뻗은 난 겁쟁이였나보다

* 번지점프 요금: 약 20달러(담당자와 조율해서

                          18달러까지 네고 가능)

   동영상도 있긴 하지만

   그냥 다른 분께 사진을 찍어달라 하는게 나을듯.

   두번째 하면 10달러에도 가능하므로 도전해보세요.


#3. 스카이다이빙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레포츠계의 최고봉답게 가격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곳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즐길 수 있지만

남미까지 온 이상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그것은

꼭 타볼 것을 권유한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의 가격)

짜릿함을 느낄 준비가 되었습니까?

스카이다이빙을 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키 190cm 이상, 몸무게 95kg 초과자는 탑승 불가다.

(한마디로 아주 키크거나 뚱뚱하면 스카이다이빙 못탄다)

헬기가 생각외로 작기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


헬기는 기장 포함하여 보통 2인 1조로 총 5명까지 탄다.

처음엔 하늘로 올라간다는 생각에 마냥 기분이 좋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아주 잠시 뿐이었다.

평생에 몇번 없을 아찔한(!) 기억

하늘로 올라간 것까진 좋은데...

헬기 문을 열고 아래를 쳐다보니

공포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남들이 무섭다고 벌벌대던 패러글라이딩, 번지점프

모두 웃으며 즐겁게 성공했던 나조차도

그 순간만큼은 웃음기가 싹 가시며 너무나 무서웠다.


귀가 멍해지고 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이며

의지할 것이라고는 뒤에 있는 가이드와 낙하산뿐.

생명보험에 가입해 꼬박꼬박 모아둔 자금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 얼굴을 생각하며 과감히 하.강!

꼭 만세포즈로 하강하여 자유를 만끽하시길^^

몇 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느꼈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공포 두려움 겁 짜릿함 환호 행복 희열 뿌듯함......

여행 막바지에 들었던 권태감과 지루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 날 스카이다이빙을 타고 난 후

다시금 여행의 열정이 샘솟았다.


*스카이다이빙 요금: 약 150달러(한화 180,000원 안팎)

  이 요금에 사진 및 동영상이 담긴 CD까지 다 포함된다.

  간혹 파일이 깨지는 경우도 있으나 확률은 크지 않음.

  필자의 경우, 출발 전에 찍은 동영상 파일이 날라가서

  내려서 다시 촬영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ㅎㅎㅎ


그리고 스카이다이빙은 다른 레포츠 기구처럼

맑고 바람이 잔잔한 날에만 운영하는 등

기상 조건의 영향이 크다.

사전에 이메일 혹은 전화로 예약 후 컨펌 메세지 받을 것.


매거진의 이전글 무지갯빛 물보라_이과수 폭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