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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현
Dec 09. 2024
조리시간에 4시간은 써야죠
어린이집 급식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 2
"혹시 밥 다 됐어요? 오늘 좀 빨리 먹어야 하는데..."
11시쯤 2세 반 담임인 주임교사가 조리실에 와서 물었다.
당연히 안 돼 있어야 정상이다.
비가 와서 바깥놀이를 못 나가는 날에는 1세 반 샘도 똑같이
묻는
다
아이들
컨디션이 안 좋아서 점심을 일찍 먹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외부강사의 수업이 있는 날은 20분 먼저 나가야 하는 반도 있
고,
견학을 가는 날은 간식은 일찍 점심은 늦게 먹을 거라 했다.
(
늦게 먹으면 설거지가 늦어져 오후간식 준비시간이
짧
아진다)
보통은
11시 50분부터 배식을 하기 시작하고 12시쯤 아이들은 점심을 먹는다.
오전간식이 9시 30분에 나가고 나면 나는 바로 쌀을 씻고 국육수를 올린다. 이유식 재료를 준비해 놓고 나면 10시가 다돼서야 본격적인 조리를 하게 된다.
그런데
11시에 조리가 다 끝났다면 한 시간 만에 이유식과 70인분의 국과 부찬과 메인반찬을 만든 것인데
,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는다.
조리사의
"
손맛" 하나만 있으면
급식이
맛있어진다고
알고
있는
듯 하다.
국공립조리사의 업무는 조리와 주방관리 그리고 서류 작업이 있다.
메인업무인 조리 외에도 두 번의 간식과 점심설거지에 손자국 하나 없이 주방을 닦고 또 닦아야 하고
매일 들어오는 식자재의 라벨링과 냉장고 관리도
만만치
않다.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은
보존
식으로 144시간 이상 보관해야 하는데 외부점검 시 유통기한만큼이나 감점이 높아서 늘 신경 써야
한다.
거기에다 식재료 검수서, 급식일지, 위생점검표, 키즈노트 식단사진 등 서류 작업도 꽤나 많다.
원장은 주방관리와 서류 작업에 좀 더 신경을 쓰는
사람
이다.
문제는
항상 거기서
생기다고
생각해서다
.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조리사의 근무시간은 8시간인데 나는 그중
최소한
4시간은 온전히
조리에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입에 맛있는 음식을
넣어주는 데
있어
서류 작업의 기여도는
너무도
낮다.
근무시간의 반은 주 업무인 조리를 해야 한다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
당연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조리시간을
확보하
지 못하거나
조리사 스스로 단축시키기도 한다.
정성을 들여야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정성은
시간의 다른 이름
이기도 하다.
두부는 작게 썰어 세지 않은 불에 구워내야
식감이 좋
고,
닭갈비는 닭을 구운 뒤 소스를 얹어가며 조려내야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고 촉촉해진다.
장조림은 살을 찢어야 하고,
주먹밥은
한입 크기여야 먹기에 부담이 없다.
조리사가
4시간
이상을
조리에 온전히 쓴다면
어린이집
급식의 질이
분명
좋아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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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시간
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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