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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현 May 27. 2024

급식사진에도 신뢰와 호감이 필요해요

키즈노트의 급식사진

어린이집의 급식사진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조리사들은 그 일을 자신의 업무에 포함시키지 않으려 한다.

자신은 조리와 주방관리만 하면 된다고 여기며 원장의 신임과 인정에만 신경을 쓴다.

어린이집 급식의 소비자인 아이들과 원 선택 및 평가를 쥐고 있는 부모들이 고객이라는 상업적인 마인드가 없다.


급식사진으로나마 우리 아이가 먹는 음식을 확인할 수밖에 없으니 부모들의 예민함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요즘은 사진 해상도가 좋아져서 줌인을 하여 개수까다고 급식담당샘이 불만스러운 투로 내게 전했다. 

극성맞고 까탈스러운 엄마가 분명 나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건 꼭 줌인해서 보라고  잘 찍는다.



오전 오후 간식은 토스트와 우유처럼 두 가지가 나갈 때가 있고 과일처럼 한 가지만 나갈 때가 있다,

2구짜리 간식접시에 과일 놓고 찍으면  곳이 보이게 마련이다. 급식담당샘은 그러면 안 된다며 국그릇에 담아달라고 했다. 급식이 부실해 보인다는 지적이 한번 있어서 그렇다고 원장이 덧붙였다.


국그릇에 과일도 주고 국수도 주고 부침개도 주라는 것인데,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그릇의 용도를 언급하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원장과 주임교사, 급식담당샘 모두 우려의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이럴 땐 말보다 보여주는 것이 훨씬 빠르다.

내가 올린 키즈노트의 급식사진을 며칠 보고는 아무도 더이상 토 달지 않았다.




급식사진은 한 장소 같은 방향에서 같은 톤으로 찍어야 한다. 그래야 일정한 포맷이 되고, 그래야 정보에 신뢰가 생긴다.

또한 식판에 담기긴 했어도, 호감이 생기도록 밝고 먹음직스럽게 담아내야 한다.

메뉴도 그냥 사과가 아닌 신선과일(사과)라고 쓰면 사진 속 사과는 신선한 과일이라는 느낌이 더해진다.

이전의 부실하다는 지적도 양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와 호감도가 없는 사진 때문이었을 것이다.

말로 설명하면 길지만 이미지로 보면 아주 간단하다.


음식을 떠나 이미지만 비교해 보시라


급식사진에는 신뢰와 호감이 있어야 한다.

신뢰와 호감.....

인간관계도 결국 그러할 것이다.

사람들은 호감보다 신뢰를 좀 더 높은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호감이 먼저 작동할 때가 많다.

호감과 신뢰는 상반된 개념이 아니며 모두 필요하다.

신뢰만 있다면 재미가 없어 부담스럽고, 반대로 호감만 있고 신뢰가 없다면 관계는 얄팍해진다.

이 둘은 각각 다르게 근해야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서로 시너지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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