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이 안된다면
공부 잘하는 비법이 있다.
국영수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면 된다.
학생 때부터 이 비법을 알았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비법이 이렇게 뻔하고 밋밋해서야 되겠어?' 싶었는데 세월을 지나오며 다시 생각해도 이보다 좋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완벽한 비법이었다. 절대 진리를 손에 쥐고도 내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맞다.
많은 공부를 하고 열심히 살다 보니 공부를 넘어선 많은 진리들도 손에 쥐게 됐다.
건강해지는 법은
삼시 세끼 골고루 먹고 땀나게 운동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된다.
인성이 좋아지는 법은
존중받은 경험을 떠올려 더불어 함께하는 기회를 감사히 여기면 된다.
성공하는 법은
세상의 필요를 찾아 나만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끈기를 가지면 된다.
행복해지는 비법은
지금 여기서 만족할 줄 알면 된다.
학창 시절에 공부 비법을 몰라서 공부를 못한 게 아니었던 것처럼
떵떵거리며 건강하게 잘 사는 방법을 몰라서 힘들게 사는 게 아니다.
그때처럼 지금도 비법을 손에 들고 실천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기초 교육을 받고 스테디셀러와 자기 개발서 등을 어느 정도 읽은 성인이 라면 사실 위에 이야기한 삶의 비결들은 대충이라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비법을 외면하고 신세 한탄하기 바빴다. 구린 환경 속에 역경을 지나느라 진짜 비법을 찾지 못한 것처럼 자신을 속이고 너무 힘든 척, 너보다 더 괴로운 척, 이제는 해탈한 척 말도 못 붙이게 하면서 어딘가 숨어 있을 것 같은 인생 비법과 숨은 정보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고요하고 솔직한 시간을 어느 정도 갖다 보면 '몰라서 그래'라는 위장을 그만두고 지금껏 알게 된 것을 곧바로 실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쓰다 버릴 몸이 너무 무거워 도무지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태초에 악함과 게으름이 인간에게 탑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실천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인생 비법을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자기 자신의 리더를 몰라서이다.
내 몸과 생각과 감정과 생명 중 어떤 게 내 삶의 대장인지 모르고 있으니 몸이 나섰다가 감정이 나섰다가 생각이 나섰다가 하면서 서로 자기 좋을 대로만 하려고 서로 비난하고 좌충우돌하다 보니 비법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실천이 안 되고 헤맨 것이다.
사람의 의지라는 건 삶을 경험하는 '진짜 나'의 선택일 뿐이란 걸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의 방향으로 자신을 운영 수 없다.
만약 계속해서 실천은 하지 않고 '나를 아는 법', '실천하는 법'을 찾고 있다면 나의 주인 자리에서 설치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그냥 해야 한다. 그냥 한다는 건 더 좋은 선택을 찾느라 따지고 들지 말고 감사히 선택하고 감당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선택했으면 그냥 지금 여기서 만족할 것, 감사할 것을 떠올려 행복한 느낌을 곧바로 갖아보는 것이다. '성공하자' 선택했으면 주인 자리에서 귀찮음과 근심 걱정 두려움 등등으로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생각과 감정을 끌어내리고 곧바로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사회나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나와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을 찾아 리스트업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의 서비스를 리스트업 하고 그것들을 연결 짓는 기회와 경험을 찾아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반복하면서 도전과 끈기를 발휘해 경험에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선택의 결과를 다음 선택에 반영하고 감당하길 반복하면서 책임을 져 나가면 지금을 살수있다. 행복을 경험 할 수 있다.
공부도, 건강도, 인성도, 사랑도, 관계도 마찬가지다.
생각과 감정을 주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고 선택하는 내가 주인 자리에 앉아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감 있게 감당하고 감사하길 반복하는 것이 인생 비법을 실천하는 길이다.
비법을 실천하는 비법도 실천은 어렵다. 왜냐하면 '해야 할 일을 그냥 하자'라고 마음먹는 순간 그 소식을 접한 감정과 생각이 깜짝 놀라 폭동을 일으키거나 기력 스위치를 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자기가 대장이라며 이건 말도 안 된다. 따르기 싫다. 위험하다. 비합리적이다. 억울하다 난리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삶의 대장은 그것들이 아니라 기회를 맞이해 삶을 경험하고 있는 생명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휘몰아치는 감정과 생각에게 대장 자리를 절대 내어주면 안 된다.
그것들의 소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악착같이 대장 자리에 버티고 앉아 그냥 해야 한다. 그래야 비법이 효과를 발휘해서 있는 그대로 풍족하고 가치 있는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생각과 감정이 '그냥 하는 경험'을 받아들이고 순종할 때까지 꿋꿋하게 이미 알고 있어 신비감 없는 뻔한 비법을 그냥 실천해 보자. 만에 하나 비법이 좀 잘못됐대도 이런 식으로 실천하다 보면 더 좋은 방향으로 수정되면서 결국 비법이 통할 것이다.
이야기를 마치며 이제 우리는 건강한 삶을 사는 다양한 비법도 정리했을 뿐 아니라 비법이 통하게 되는 비법까지도 손에 들었다. 공부 비법을 알고 공부를 못했던 것처럼 비법을 안다고 뭐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용서와 이해와 감사와 무시를 총동원해서 생각과 감정을 대범하게 통치하길 응원한다.
결국 인생을 누리며 해야 할 일을 순조롭게 그냥 하는 그날까지, 우리 생명이 건강하고 풍족하게 삶을 누리는 그날까지 주인 자리를 차고앉아 악착같이 그냥 해보자. 주어진 기회를 맞아 각자의 깨달음을 실천하며 만족한 삶을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