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 가나 돈이 문제야
시골 살이는 경험과 마음에 있어 만족감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시골을 떠나 도시로 이사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 이유다.
시골에 살면 경비가 많이 든다. 서울 경기지역으로 일을 다니는 남편은 매일 같이 팔당댐을 지나 왕복 40km를 더 달려야 하기 때문에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용으로 월 10만 원이 더 든다. (보통 왕복 100km를 달린다)
집에 차가 한 대 여서 평일에 병원에 가려면 한 시간에 한 두대 있는 버스를 타고 구비 구비 넘어 가야 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 가는건데 병원에서 돌아오는 버스정류장에 드러눕기도 하고 오히려 더 힘들어해서 안 가느니만 못했다. 그래서 병원에 가려면 평일에 남편이 쉬어야만 했다. 병원 이외에도 아이가 종종 학교 스쿨버스 이용이 불가능 할 때나 친구들 집에 놀러가고 싶어 할 때도 그렇고 원활한 시골 생활을 하려면 차가 반드시 한 대 더 필요하다. 결국 차를 한 대 더 운영하면서 세금, 보험료, 기름값등 월 4~50만 원의 생활비가 추가된다.
차가 있어서 아이들과 평일에 이동할 수 있게 되었대도 병원이든 큰 마트든 문화시설이든 외부 지역으로 한 시간 가량 빠져나가야 경험할 수 있어서 뭐라도 할라치면 기본적으로 기름값이 많이 들었다.
집과 학교, 친구네 집과 서로의 거리가 멀어서 아이가 학교 가고 친구네 가고 학원 가고 하다 보면 엄마는 운전기사 처럼 늘 대기 중이어야 한다. 애가 둘 이상이면 처럼이 아니라 그냥 온전한 셔틀 기사가 된다.
그리고 시골은 도시가스가 없는 데다 주택은 춥기 때문에 석유를 쓰던 LPG를 쓰던 심야전기를 쓰던 난방비는 도시가스의 2~4배 비싸지만 두 배 이상 춥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마을마다 눈을 쓸어주긴 하지만 미끄러운 산길 구간이 있어서 남편 출근(수입)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밖에도 음식 배달이 완전 불가능 하거나 관광객과 시간대가 맞으면 퇴근 시간이 기약 없이 늦어지거고 집에서 말벌과 지네를 내 쫒는 일 등은 금세 적응되는 일이라 힘든 일에 치기에 너무 미미하다.
결국 어려운 점을 정리해 보자면 편의 시설이 열악하고 생활 유지비는 많이 들고 일자리가 없는 것이 시골살이에서 가장 힘든 점이다.
외벌이 수입이 확실한 집이고 엄마가 아이들 양육에 올인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시골 생활은 매우 괜찮다.
하지만 아이들이 좀 커서 엄마가 경제 활동을 시작하고 싶거나 형편상 맞벌이가 꼭 필요하게 되면 시골생활은 문제가 된다. 생활비는 많이 들고 맞벌이를 반드시 해야 하는데 일자리도 없고 엄마 셔틀도 반드시 필요하기에 재택근무가 가능하거나 사업자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하거나 아이들 일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먼 출퇴근을 감수해야 시골살이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골 생활 하다가 경제적 이유로 도시로 이사 나온 지금은 얼마나 만족하고 행복할까?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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