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안에 뭐가 있어' 연재 소설 1화
태어나서 10년을 넘게 살고 보니 세상이 좀 이해가 되고 해볼만해 보인다.
이 세상은 볼것도 많고 할 것도 많고 휘양찬란 요란법석이다. 비록 TV를 통해 보는 세상살이지만 나도 따라 들썩들썩 신이 난다. 앞으로의 세상 살이는 재미있을 것 같고 다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내가 단번에 너무 잘해버리면 모두 놀라 나만 쳐다 볼테니 겸손한 태도로 살살 하기로 했다. 어께를 조금씩 흔들 흔들 발걸음을 움치둠치. 흥겹게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 딛는다.
"가만히 좀 있어!"
"또 이런다. 하지 말라고 했지?"
"아이고 정신없어라"
"공부는 안하고 또 딴짓만 하고 있네"
"이렇게 지저분한데서 정신이 드니? 다 치워"
"쓸데 없는 짓좀 그만해라"
이상하다.
내가 완전 잘 할 수 있는 일을 어른들이 너무 감동할까봐 살살 시작하고 있는데 계속 혼이 난다.
'왜 내가 시작도 못해보게 하지?'
'왜 기다려 보지 않고 중간에 흩으려 버리지?
'왜 내 인생을 마음대로는 살 수 없는거지?
'왜 공부얘기만...
반복되는 꾸중 상황들을 떠올리던 순간 뭔가를 알아차렸다.
'공부'
나는 모든 걸 다~ 잘하는데 공부만 못한다. 나는 노래도 잘 부를 수 있고, 나를 잘 꾸밀 수도 있고, 발표도 잘 할 수 있다. 사실 이건 아직 내가 드러내지 않은 내 안에 씨앗 같은 상태다. 진짜 잘하고 있는 것들은 환경 보호를 잘하고, 엄마 심부름 잘하고, 친절하고, 상냥하고, 양보 잘하고, 착하다. 나는 오직 공부만 못하고 다 잘할 수 있는데 어른들은 공부를 기준으로 나를 보니 내가 다~ 못한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그래서 나를 얕잡아보는 것 같다. 다 잘 할 수 있는데도 이대로 얕잡아 보이다보면 내 피가 다 마를 것 같다.
이를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