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뷰 :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이 작품은 문제적 구루라고 알려진 오쇼와 그의 비서 쉴라가 신도들을 데리고 미국 오레건 주에 있는 깡시골마을에 공동체를 만들어 그곳에서 겪는 여러 문제들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물론 나는 이미 오쇼를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예전에 인도 배낭여행을 갔을 때 만났던 사람들 중 몇몇 분들이 나에게 오쇼 책을 추천해주었고 덕분에 한동안 그의 사상과 책들에 심취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봤을 때 한 가지 조금 아쉬웠던 건 다큐멘터리에서 오쇼의 사상과 명상보다는 정말 다이내믹하고 미친 권력투쟁 혹은 정치싸움이 주로 다루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안텔로프의 주민들과 미국 권력층 vs 라즈니쉬 푸람 공동체의 선악구도가 재밌었다. 나는 친구와 같이 봤었는데 우리끼리 누구를 지지하는지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 내가 느꼈던 건 역시 인간은 누구든지 자기 자신이 선역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쉴라, 마을 주민, 정치인, 신도들 등등 모두 자기 성찰보다는 타자에 대한 비판만 했다. 이걸 보면서 인간의 디폴트 상태가 정말 바뀌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런 글을 쓰는 나 또한 대부분의 시간을 자아성찰보다는 타자에 대한 판단&비판에 허비하기 때문이다...ㅎ
오쇼가 문제적 인물임은 틀림없다. 왜냐면 어떤 사람들은 그를 사이비교주라고 부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를 20세기의 위대한 영적 스승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철학과 교수 출신에 토론대회 우승자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주변이 상당히 좋다. 그의 강연을 보고 있으면 빠져든다. 특히, 감기지 않는 그의 맑은 눈동자를 보면 당장이라도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가 Talk the talk은 가능할 수 있어도 Walk the walk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그를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책들과 강연 영상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인데 이걸 가지고 그를 어떻게 평가하기가 좀 그렇다. 다큐멘터리 내에서 아쉬웠던 건 쉴라에게 너무나 많은 권한을 주고 방관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지난 추억에 있는 오쇼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몰랐던 미국 시절 공동체 얘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명상 종교에 관심 없는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강력추천!
혹시나 오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책 추천드립니다.
1. Autobiograpy of Spiritually Incorrect Mystic
2. 조르바 붓다의 혁명
3. 자연, 존재, 침묵 그리고 선(禪)에의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