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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떼구르르꺄르르 Oct 04. 2022

답답해서 적는 글

문송한 나날들

브런치가 글 쓰라고 성화다


선수과목 공부를 한 지 2주가 되었다. 생각보다 별로 안 지났네. 그런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마음이 조급하다. 나는 안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조바심.


같은 강의를 3번 정도 듣고 있다. 관련 유튜브도 닥치는 대로 보고 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질문 투성이다. 그런데 질문할 수 조차 없는 수준이다. "이게 갑자기 왜 나왔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거야?" 뭐 이런 수준이다. "뭔 소리야"라는 혼잣말까지 육성으로 튀어나올 정도다.


들을 땐 이해했다 싶다가도 다시 보면 모르겠다. 이해 지속시간은 5초 정도 되는 것 같다. 분명 알 것 같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싶다.


그래도 점점 공학적 상상을 하려고 하는 나를 발견한다. 스크린골프에서 기계의 원리는 과연 무엇일까 하고 문득 궁금해지고, 날아가는 공을 보고 벡터를 상상한다. 비가 쏟아지던 날에 가로등에 비치는 쏟아지는 빗방울들을 보고 2D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빗방울들이 입력 신호이고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입력되러 가고 있는 듯이 상상을 한다.


척척 석사가 되고 싶다.


완벽하려는 나를 경계해야 한다. 그동안의 세월이 있는데 세상은 내가 날로 먹으려는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없는데 그만큼의 출력이 나올 수가 없다.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고 자꾸 나를 노출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래야 한다"는 상상의 내가 되기 위해 현재의 나를 몰아붙이고 있다. 나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 이 하고자 하는 열망을, 알고자 하는 열망을 잘 관리해야 한다. 좌절하는 순간들을 잘 털어내 주고, 복잡해진 머리를 비워주고 공부하기 위한 최적화된 컨디션들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란 인간은 시스템이다. 유지시켜줘야 한다. 돌봐줘야 한다. 긴 마라톤이다.


2주 동안 노력한 나를 칭찬한다. 잘하고 있다. 시도하고 도전하는 내가 대견하다. 물론 물음표 투성이인 공부지만 조금씩 적분하고 시그마 해나갈 수 있다.


계속할 수 있도록 잘 쉬어주고 충전해주자. 이틀 동안 머리가 너무 과열되었다. 푹 자고 깨끗해진 메모리로 새 작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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