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잡아 봐 드리지요

by 윤지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네가 이런것도 할 줄 안다고?" 하며 놀랄 때가 있다

가령 가르치지도 않은 영어단어를 읽을 줄 안다던가(주로 유튜브에서 배운다)

가르치지도 않은 한자 섞인 단어를 말한다던가(주로 유튜브에서 배운다22)

대단하고 기특하고 귀엽다

잘 못 해도 '넌 그것도 못 하냐'가 아니라

'오 이정도는 할 수 있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너는 어리니까 이런것을 당연히 할 줄 모르고 이런 지식이 없을 것이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아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무조건 칭찬하고 있는 나를 보며

'아, 칭찬은 상대를 얕보고 있을 때 더 잘할 수 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은 나는


나를 얕잡아봐 주기로 했다.


자기비난은 매우매우 쉽다

나는 작은 실수에도

난 왜 이것도 못 하지

난 왜 이리 게으르지

왜 잘 안 되지

같은 생각의 무한루프에 빠지기 쉬운 사람이다.


나를 아이처럼 대해 보자

마음껏 얕잡아보자

오 나 주제에 이런것도 할 줄 안다고?

나 좀 쩌는데.

나 천재인듯.


나 오늘 보고서 3개 쓰려고 했는데 1개 씀.

나 주제에 1개나 써내다니 매우매우 훌륭하다! 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