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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투이스트 해빗 Aug 09. 2020

타투이스트되는법 출판후기

안녕하세요. 도서 `타투이스트되는법` 출판 후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쓴 책을 구입 후 DM과 스토리 태그를 해주시네요!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_^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쓴 거라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영상이 트렌드인 시대라서 큰 기대는 안 했었습니다. 출간된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생각보다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놀랍네요. 전략적인 책의 제목 덕을 봤지만 그보다 많은 학생분들이 타투이스트를 꿈꾸고 타투라이프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곧 타투이스트로 10년 차를 바라보는데 뭔가 의미 있는 걸 해보고 싶었어요. 기념티셔츠 등을 손님이나 지인들에게 나눠드릴까도 생각했지만 식상했죠. 저의 타투디자인이 들어가야 했고 그동안 쌓아왔던 스토리가 담기길 원했어요. 그리고 특별해야만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게 책이었어요. 책표지는 2016년 주최했던 전시회의 포스터입니다. 타투는 상어를 많이 하지만 좀 더 책임을 갖고 외부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그렸던 그림이기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코로나로 모든 해외일정이 취소되었었고, 삶에 의욕이 없었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지냈죠. '못했던 취미생활이나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피규어 수집이었습니다. 드래곤볼은 어릴 적 재밌게 보았던 만화였고, 만화가의 꿈을 키워준 작품이었어요. 일본에 일하러 갈 때마다 한두 개씩 사모으던 것이 최근 빠른 속도로 늘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의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재밌었고 자극도 많이 되었어요. 취미가 있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타투 작업물을 올리던 블로그가 있었습니다. 타투 사진은 새로 올릴 게 없었고, 취미로 모은 피규어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방문자수가 늘어나더군요. 그러면서 글쓰기에 재미가 붙어 책도 쓰게 되었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타투뿐이었고, 경험을 바탕으로 쓰다 보니 타투이스트를 꿈꾸는 분들을 독자로 생각해서 썼습니다. 이미 타투로 저보다 나은 길을 걷는 분들에겐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닐 수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몰두했던 시간이었어요. 블로그를 수익형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글만 쓰는 게 가능했습니다. 매일 돈이 들어왔거든요. 사람을 안 만나도 되고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포스팅이나 책 원고를 쓰는 일은 모두 타이핑이라 심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탈고를 많이 했지만 한 권의 책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잠자고 밥 먹는 시간 빼곤 글을 썼고, 지어내는 소설이 아니라 경험담과 평소 생각을 글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 보내다 보니 할 말도 많고 글도 길어집니다. 요즘의 저를 만나는 분은 귀에 피가 날 수도...ㅋㅋㅋ


애써서 썼지만 출간을 하고 나니 못 다룬 내용이나 두서없는 문장도 많습니다. 차후 유튜브를 하게 된다면 빠진 이야기를 채워 넣고 싶네요. 먼저 하고 싶은 내용은 타투와 관련이 있는 다른 일들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행사 주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 같고요. 블로그에 쓰면 되지만 현재 저품질이 왔어요ㅜㅜ 타투보다 꾸준히 많은 수익을 얻어왔는데, 욕심에 눈이 멀어 그만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렸네요.. 나중에 이런 이야기들도 다뤄볼 생각입니다.





타투이스트로 살기 위해 타투만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이 바뀝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투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걸 시도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해야 되고, 새로운 것도 해야 됩니다. 못해서 없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더 이상 새롭지 못해서 그만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보다 오래 이 생활을 해오신 분들은 공감하겠지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압박을 느끼며 꾸준히 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일면식이 없어도 이 땅에서 타투로 살아가는 분들 모두에게 존중의 마음을 더 갖게 됩니다.


예술병? 상업성? 누구나 다 거쳐가는 과정이에요. 다양성과 성장 과정을 존중해야 합니다. 책을 쓰며 가장 크게 얻은 게 있다면 초심을 느낀 것입니다. 글에 책임을 느끼는 만큼, 출판사나 기자분들이 거창하게 소개글을 작성해주신 만큼,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려면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할 수 밖에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긴 글을 읽으신 분이 있다면... 사랑합니다ㅎㅎ 이제껏 해온 일들은 제가 뭐라도 돼서 한 게 아닙니다. 뭐라도 되고 싶어서 한 일들이죠. 뭐라도 돼 보일 수 있게 힘을 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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