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는 새로운 학년이 되고 새로운 학기가 되어 전학했습니다. 어린 시절 전학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친구와 헤어지고, 환경도 달라지고,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전학 초기에는 이유 없이 괴롭히는 애들이 많은지. 항상 적응하는 데까지는 몇 달이 걸렸고, 원래 궤도로 진입하는 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저만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첫 전학을 경험한 안아의 첫날은 아마도 낯 섬의 연속이었을 듯합니다. 다만, 지역적 특성으로 전학자가 많았던 거 같은데, 안아의 반 스무 명 중 여섯 명이 전학생이었다고 하니,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에 다녀온 안아가 내일 준비물을 챙기다가,
“아빠, 그런데 교과서 새롭게 다 받았는데, 음악 교과서가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다르네. 어떡하지?”
“내일 가서 선생님께 다시 달라고 해봐.”
“우리 선생님 무서운 것 같던데.”
“그래도 처음이고 그러니까, 실수했다고 하면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
“그래도, 좀.”
음악책이 기존 교과서랑 같은 줄 알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안아가 다시 선생님께 말하기가 부담됐나 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일까요? 갑자기 선생님께 메시지를 쓰고 싶어 졌습니다. 내용은 한 해 잘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고요. 다 쓰고 나서,
“안아야, 이거 선생님께 드려.”
“응. 이거 드리면서 음악책 이야기하면 좋겠는걸.”
“그치, 아마도 선생님께서 아무렇지 않게 음악책 주실 거야.”
안아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늦게까지 내일 준비물을 챙깁니다. 연필, 공책, 책, 자, 지우개 등등뿐만 아니라, 모든 학용품에 이름을 표기하느라 밤이 깊어 갑니다. 밤 열한 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음악책은 어떻게 받았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회에 공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