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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ne Lee May 28. 2021

어느 날, 빵을 팔게 되었습니다 ep03

할 일은 줄지 않는다

생각은 누구나 한다


생각은 생각을 부르고 그 생각에 생각이 더 해지면 실행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저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고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질러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시간이 충분해도 100% 만족할 수 있는 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업계획서를 다시 작성하고, 비용과 수익들을 예상해보니 제가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는

인테리어도 끝내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곳은 네 그렇습니다. 부모님 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돈을 빌린다는게 참 쉬울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인데 저희집의 경우는 부모님이 평범한 직장인이신지라 많은 여유자금이 있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다른 일반 투자자에 비해서는 더 낮은 기준이었겠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도 멀쩡하게 회사 잘 다니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사업을 한다고 돈을 빌려달라고 하니 처음에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가 하셨죠. 그래도 차분히 자료를 보시고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셔서 매장 오픈을 위한 자금을 투자해 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다시 한번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마음입니다.


브랜드도 정하고 자금도 해결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해야할 타이밍!

그나마 마지막에 본 매장이 히스토리도 좋고, 제가 팔고자 하는 빵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받쳐줄 수 있을 것 같고, 10일 정도 매장 근처를 서성여 보니 생각보다 유동인구도 많고, 앞에 학원이 있어서 어느 정도 고정 고객 확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지금 봐도 참으로 비싼 월세가 가장 큰 흠이였죠.

그래도 더 열심히 벌어서 월세를 충분히 낼 수 있을정도로 해야지라는 무한 긍정 에너지가 더 컸습니다. 

통상 1주일안에 월세를 뽑을 정도의 매출은 나와야 한다는 걸 그 때는 잘 몰랐으니 그 월세에 덜컥 계약을 했던 것 같네요.


주변에 사업하시는 분들이 없다보니 부동산을 통해서 정보도 많이 얻었지만, 매장 근처를 서성일 때 주변 가게들을 많이 이용하면서 주변에서 매장을 하시는 분들과도 얼굴을 트기 위해 열심히 들이댔죠.

지금도 저는 매장 오픈을 희망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항상 주변 상인분들과 친해지라고 말씀드립니다. 부동산이나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보다 그 자리에서 실제 매장을 운영하고 계시는 분들의 정보가 더 정확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 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이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는게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제 드디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세무사, 인테리어 업체, 재료상, 오븐을 비롯한 각종 주방기기, 컵, 종이봉투, 행주 등 매장 운영을 위한 모든 제품들을 찾아볼 차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모든 일들을 같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때 당시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저녁에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저 대신 이런 일들을 빠르게 해 줄 사람이 필요했었고, 서로의 니즈가 맞아 일을 속도감 있게 해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좋은 추억만 얘기하고 싶은 분이네요.


동업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까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동업과 관련되어 안좋은 경험도 많지만, 사람이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방향이 일치하고,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을정도이며,

가지고 있는 결이 비슷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환경이 비슷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때론 손해도 감수할 수 있을 마음이 있고,

때론 직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비판이 아닌 건설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생각보다 조건이 많은 것 같지만, 이 것 역시 조건의 일부일겁니다.

즉, 잘 맞는 사람이랑 하면 동업은 더 빠른 속도로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동업을 했다가 쓴 맛도 봤지만, 동업을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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