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뭘로 먹고 살려나?

김땡이의 20년 08월 26일.

나는 나중에 뭘로 먹고살게 될까?

요즘 저의 최대 고민이에요.

20대 중반의 끝자락인 저는 학교 조교로 애매한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계약직, 그것도 1년 단위 계약인 단기 계약직.

끝이 확실히 정해져 있는 일자리이지요.

첫 1년은 그냥 돈을 벌고 있다는 안도감에 계약이 끝난 후의 진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어쩌다 보니 계약을 1년 연장하게 되었고, 2년 차인 지금은 계약의 끝만 남겨두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니랍니다.

꾸역꾸역 자격증을 따고 지원서도 여기저기 넣어보며

나름 이 곳을 탈출해보려는 노력도 해보고 있어요.

하지만 취업은 역시 쉬운 게 아니네요.

저보다 훨씬 더 빡세게 취업 준비를 하는 조교들도

결국 취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며

더 힘이  빠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꿈을 믿었어요.

나는 남들처럼 목적 없이 그냥 무조건 취업만을 위해서 달리지 않을 거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면서 나만의 길을 갈 거라고 다짐했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그 꿈이라는 것조차 희미해지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잊어버렸어요.

요즘 저의 기분은 뭐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바다에서 홀로 노를 젓고 있는 느낌이에요.

취준을 하면서도 문득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까.'라는 회의감에 멈추게 되고

이제 와서 나의 꿈을 찾겠다고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사실 지금 저에게는 꿈보다는

밥 벌어먹고 살 무언가가 더 절실한 것 같아요.

그것은 꿈과는 다르다고 생각이 드네요.

'나중에 뭐가 될래?'

초등학생 때부터 했던 고민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하고 있어요.

나중에 할머니가 돼서도 이런 고민을 계속하고 있을까요?

괜히 울적한 마음이 드네요.

1년 뒤의 저에게 묻고 싶어요.

너 밥 벌어먹고 살고는 있니?

막막한 밤에 바라본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