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광환 Mar 21. 2021

영화 이야기

밀리언 달러 베이비


단순한 복싱 영화라고 생각했다.

DVD를 고르던 처음엔 그래서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했다. 그래도 모건 프리먼이 나온 영환데. 

얘기가 전개될수록 슬슬 불편했다.
이거...그게  아니잖아
왜 이리 대사들이 가슴을 비집고 들어오는 거야...

거부하고 싶어도 포스터의 강조문구처럼 마지막엔 기어이 눈물이 찔끔거린다.

그래, 인생은 어쩌면 복싱이다...
  


그냥 맞아줘
때론 방법이 없을 때도 있지 

(이 할아버지 모건 프리먼, 난 그의 열렬한 숭배자다. 이 영화는 줄곧 그의 내레이션

으로 진행 된다.) 


복싱엔 존중이란 게 있어
자기 것을 지키며...상대에게서 그걸 뺏는 거지... 

프랭키는 곧잘 복싱이 이상한 스포츠라며...거꾸로인 경우가 많다 했어
하지만 너무 떨어져선 주먹을 날릴 수가 없잖아 


복싱은 열정만 있으면 해볼 만 하다는데, 그런 말을 하면 프랭키는
그런 인간이 제일 먼저 포기한다고 말했지 


이걸 사람으로 생각해야 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네 주위를 맴돈다고 말이야
앞으로 올 땐 치지 마
이게 적이라면...널 밀어내며 균형을 잃게 만드니까 


복싱의 신비함이란 게...어떤 고통이 와도 참고 견디며...
갈비뼈가 나가도 망막이 터져도 싸운다는 거지
자신만 볼 수 있는 꿈 때문에 모든 걸 거는 거야 


복싱은 이상한 스포츠지
모든 게 거꾸로야
왼쪽으로 가려 할 땐 왼발이 아닌 오른 발가락을 움직여야 돼
오른쪽으로 갈 땐 반대지

고통이 와도 피하기는 커녕 그 속으로 뛰어드니까
그렇듯 복싱은 모든 게 거꾸로야 


서른 둘이죠
나이 열 셋에 시작한 식당 종업원 생활에 또 한해 더한 거죠
당신 말대로 마흔이 돼도 전 안 되려나 봐요
이걸 치면 칠수록 제 주제를 알 것 같아요
제 오빤 감옥에 있고...여동생은 양육비 뜯으려고 정부를 속이고...
아빤 돌아가셨고, 엄만 140키로나 나가요
차라리 저라도 정신차리고 집으로 돌아가...쿠키라도 구워야 하는 거겠죠
근데 문제는 복싱이 너무 좋다는 거예요
서른 두 살이 늦은 거라면 저한텐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서는 법도 걷는 법도 새로 가르치지
복서가 되려면 철저한 기초가 중요해
자기 균형은 지키며 상대 균형은 무너뜨리고
오른 발가락의 신속한 반응...펀치 날릴 때의 유연한 무릎
밀릴 때조차 적을 겁먹게 하는 방법, 그런 게 중요하지
 


우리 몸은 스스로 자신을 방어하게 돼 있어
목을 조금만 돌려도...몸은 미리 눈치채고 이렇게 말하지
'넌 감만 잡아 내가 알아서 피할 테니 '

쓰러졌다 하면 만사 잊고 그냥 쉬고 싶지
그게 K.O.된 자의 공통점이야 

복서들 대부분은 고집이 세지, 트레이너보다 낫다 믿는 치들도 있으니까
혹 그들이 틀렸다 해도...그 때문에 그들 자신을 망친다 해도...
그런 확신마저 안 가졌다면 그들은 복서가 아닌 거지 


하지만 어떤 상처들은 뼈에 너무 가까워...
아무리 애써도 지혈이 안될 때가 있어 


그건 메인 게임도 아닌...그곳 미들급 타이틀전 오픈 게임이였지
하지만 사람들이 그날 기억하는 건...아마 그 애 시합 뿐이었을 걸 


전 저체중으로 태어났어요
아빤 내가 세상에 오기 위해 힘들게 싸웠다고 했죠
떠나는 길도 그렇게 가고 싶어요
더는 바라는 게 없어요

이 문제로 대장과 싸우기 싫어요
난 원하던 모든 것을 했고, 가져 본 거예요
그걸 빼앗기게 하지 말아줘요
그 환호소리가 안 들릴 때까지, 평생 병원에 누워있게 하지 말아요 


죽는 사람들은 많아
걸레질 하며 접시를 닦는 사람들.....그들의 변명이 뭔지 아나?
자긴 기회가 없었다고들 하지
자넨 매기에게 기회를 줬어
죽으면서도 그 앤 이렇게 생각할 걸
'난 정말 행복했다'
나라면 여한이 없을 거야  


이젠 그 앤 죽고 싶어 하고 난 그 애와 함께 있고 싶어요
그렇잖아요, 신부님
이건 죄를 짓는 일이에요
그 앨 살려두는 게 그 앨 죽이는 일이에요
그 앤 지금 하느님이 아니라 나한테 부탁하고 있다구요  

당신은 23년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성당에 나왔죠
그런 사람은 쉽게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어떤 죄를 짓더라도 이것하곤 비교가 안되죠
하느님이 없다 쳐요
천국이나 지옥도...
그래도 이건 당신을 파멸시키는 일이에요
당신 맘속에 깊이 남아...평생 후회하며 살게될 거예요  

하지만 프랭키는 주사를 놓아줬어....그 애가 다신 깨어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매기가 또 깨어나 고통을 겪을까 봐서, 그리곤 얼른 병원을 걸어 나갔지
그의 모든 감정도 그 순간 함께 죽었을 거야

그 애가 경기에서 다쳐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 건 어쩜 스스로 택한 것인지도 몰라

그래도 복싱을 가르친 프랭키는 그 일을 후회했어
난.....그가 돌아오기만 기다렸지

그런데 한 유령이 들어서더군

프랭키였어
 

어디선가 회한 속에 살고 있을 것 같은데...그게 어디든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어
삼나무 울창한 그 어느곳...
우리가 전혀 모르는 곳이겠지만...그러나 그건 바램 뿐이겠지
지금 어디에 있건...프랭키가 그런 사람이었단 걸 알아두렴 매기
 

 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 2004)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힐러리 스웽크


모간 프리먼

작가의 이전글 영화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