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화려하게 돌아온 우주여행 신드롬
만약 뉴턴이 살아 있었다면, 자신이 만든 법칙들을 무시하는 패션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운동법칙을 만들지 않았을까?
패션은 어제의 트렌드가 오늘로 돌아오고 일부는 그보다 더 빨리 돌아온다. 그 법칙을 증명하는 아이코닉 프렌치 브랜드 Courrèges를 소개한다.
60년대 우주여행 시대를 꿈꾸며 패션에 젊음과 퓨처리즘의 숨결을 불어넣으며 시대의 정신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혁명적인 예술가 앙드레 쿠레주(André Courrèges).
그는 1961년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하우스 La maison Courrèges(메종 드 쿠레주)를 설립한다.
André Courrèges는 60년대를 정의하는 실루엣으로 삼각형 모양의 시프트 드레스를 선보이며,
지금까지도 혁신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컬렉션 쿠레주 문 걸(Courrèges Moon Girl)을 통해 스페이스룩을 선도했다.
흰색 부츠, 고글, 박시한 드레스, 메탈릭 색조, 광택 소재, PVC를 특징으로 하는 해당 컬렉션과 그가 평소 존경하던 르 코르뷔지에에 영향을 받은 건축적인 실루엣, 기하학적인 아방가르드함은 '오트쿠튀르계의 코르뷔지에'라는 별명을 만들어냈다.
토목 기술자이자 프랑스 공군의 파일럿으로도 복무했던 André Courrèges는 인간의 몸에서 기능적으로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옷의 최고의 가치라고 말하며 자신이 하는 디자인은 비행기를 설계하는 엔지니어처럼 기능적인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여성의 삶에 더 많은 흰색과 더 많은 색상을 도입함으로써 여성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성의 신체를 넘어 진정한 모습을 고려해야 합니다."
60년대부터 퓨처리즘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던 앙드레 쿠레쥬는 1994년 은퇴를 선언하며 이후 2011년까지 그의 아내인 코켈린 쿠레주(Coqueline Courrèges)가 Courrèges를 이끌었다.
Editor's letter
그 시절 André Courrèges의 테크니컬 의류는 여성복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현재의 젊은 에너지에 힘입어 아방가르드한 기하학과 스포츠 클래식을 혼합한 새로운 룩으로 또다시 해석되고 있다.
2016 S/S
70년대 이후 조용히 사라졌던 꾸레주가 힘차게 돌아왔다.
2015년 Courrèges는 창립 이래 첫 공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현 코페르니의 디자이너 세바스티앙 메예르(Sebastien Meyer)와 아르노 바양(Arnaud Vaillant)을 소개한다.
20대 중반의 디자이너 듀오에게는 오래된 브랜드로 여겨지던 꾸레주가 두 번째 전성기를 누리게 하는 것이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흰 바디 슈트 위에 쿠레주가 50여 년 전 선보인 아이코닉 아이템을 걸친 모델의 등장.
60년대 꾸레쥬의 재킷에 소재와 컬러만 달리 한 재킷, A라인 드레스와 미니스커트를 포함한 단 15벌의 의상만이 무대에 오른 파격적인 컬렉션이었다.
“역사적 하우스의 새로운 시작이 한순간에 완전해질 순 없습니다. 그래서 핵심적 아이템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차근차근해보고 싶었죠.”
간결하지만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한 런웨이는 쿠레쥬의 현대적인 변화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2020년, 쿠레주는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니콜라디펠리체(Nicolas Di Felice)를 소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다.
깨끗한 흰색 배경에 블랙 크링클 소재의 블루종과 화이트 컬러의 미니스커트, 슬림한 미디재킷과 데님진 등을 착용한 모델들이 등장하고 남성과 여성,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이 짝을 이루며 손잡고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다양한 성과 인종, 연령대가 혼합된 인클루시브 콘셉트의 비디오를 공개하며 새로운 쿠레쥬의 막을 열었다.
2021 F/W
I Can Feel Your Heartbeat
팬데믹으로 인한 그리움. 당시 그의 판타지는 중요한 사람들과 아주 친밀하게 서로의 가슴에 머리를 대고 심장 박동을 느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욕망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타이틀.
"I Can Feel Your Heartbeat"
로맨틱, 앙드레 쿠레주와 닮은 듯 다른 새로운 쿠레쥬의 시대를 연 니콜라디펠리체만의 소스라고 생각한다.
컬렉션은 깔끔한 흰색을 배경으로 빨간색, 베이지색, 파란색, 검정색을 컬러팔레트로 사용하며,
짧은 헴라인, 극단적인 컷아웃 디테일, 기하학적 실루엣으로 배경과 극명한 대조를 의도한다.
화이트 트라페즈 드레스는 Courrèges 오리지널을 모델로 했지만, 스트레치 저지소재로 소재의 변화를 주었으며, 꾸레쥬의 시그니처인 비닐 소재는 바이오 기반 폴리우레탄과 인증된 유기농 면을 사용하며 더욱 친환경적으로 재설계되었다. 비닐 외의 대부분의 니트웨어도 재활용된 비스코스를 사용하여 궁극적으로 유행이 지나서 입지 않는 옷은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반영한다.
또한 André Courrèges의 에리타주 패턴을 동시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가죽소재의 재킷과 미니스커트.
1969년부터 André Courrèges가 시도하던 사이드 구멍 디테일의 드레스, 드레이프 디테일이 강한 드레스까지 추억만 환상하는 모습 없이 브랜드의 유산을 동 시대의 정신과 자신만의 시선으로 새로운 꾸레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Courrèges가 한 시즌이 아닌 평생 동안 있기를 원한다고 전하며 현재 중고 사이트를 통해 쿠레주의 피스들이 많이 팔리는 일이 정말 멋진 일이며, 빈티지야말로 미래 패션의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Courrèges는 매 시즌 바뀌지 않았습니다. 일부는 동일하게 유지되었습니다. 나는 Courrèges 작품에서 어머니나 할머니의 것이었던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절대 버리지 않고 이것이 환경을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린워싱이나 '에코' 컬렉션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습니다. 2021년, 지속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새로운 옷을 제작하고 있지만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디자인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2023 F/W
Sorry, We' re busy on our PHONES
현재 우리의 삶이 스마트폰으로 얼마나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컬렉션이다.
런웨이의 오프닝을 장식한 모델은 LED 스크린이 얼굴을 비추자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걸어 나온다.
모델은 팔 부분에 사이드 슬릿이 있는 오버사이즈 후디, 시스루 소재의 모자와 부츠로 대조를 이루었다.
이후 모델들은 니트 드레스, 글로시한 가죽 탑을 입고 등장하며, 이 쇼의 하이라이트였던 커다란 거울 펜던트가 달린 컷아웃 형태의 드레스에서 쿠레쥬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사이드 컷아웃과 유사한 디자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Courrèges’ Courage campaign>
“용기. 새로운 시작, 희망, 꿈을 위해 빈 페이지에 'Courage:용기' 문구를 인쇄했다. 파리 하우스를 설립한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쿠레주는 항상 낙관주의의 상징이었다. 우리는 희망을 품고 함께 살아간다.”
-House of Courrèges-
Editor's letter
1960년대, 우주여행에 대한 희망과 함께 사람들의 일상에 용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준 그들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Moon girl이라는 단어로 퓨처리즘의 시대를 열었던 Courrèges.
반 세기가 지난 지금. 새롭게 날아오르기 시작한 그들의 새로운 우주가 기대가 된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