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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JOBS Oct 11. 2024

요가의 언어

런던에서 요가하기

오늘 아침 요가 수업을 갔더니 미리 세팅된 매트 위에 사진과 같은 글귀가 랜덤 하게 적힌 쪽지들이 자리마다 하나씩 놓여있었다.


My creative potential is limitless.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부랴부랴 파워 워킹하느라 아침부터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이런 소소한 듯 세심한 웰컴 카드를 보니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외국 사람들은 뭐랄까, 이런 한국에서 했을 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행위(?)를 참 잘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게 참 신기하다.



특히 외국 요가 수업을 듣다 보면 한국어로 수업을 들을 때와 비교해서 언어의 다름에서 오는 뉘앙스와 수업 분위기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는데, 뭐 거의 요가 선생님들을 티쳐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불러드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장은 'Open your heart.'

후굴 동작을 할 때 보통은 가슴, 즉 흉곽 부분을 넓히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가슴을 Chest가 아닌 heart라고 표현하다니.

갑자기 요가 수업에 낭만 한 스푼이 추가된 것 같았다.

(수업 중에 한국말로 '너의 심장을 열어라.'라는 표현을 썼으면 잉? 스러웠을 것 같은데 말이지..)


그리고 브륵사아사나(나무 자세)를 하는데 선생님이 'Grow your tree'라고 하는 것을 듣고 또 급 감성적이 되어서 울컥..ㅋㅋ

난 내가 이렇게 감수성 넘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별거 아닌 이런 문장들에 감동받을 줄이야..

'손을 머리 위로 더 뽑아 올리세요'가 아니라, 'Grow your tree'라고 큐잉을 주는 게 몹시 문화 충격이었다.

(이 것도 한국말로 '너의 나무를 키워라.'라고 수업 중에 들었다면 뭥미? 이런 느낌이었을 듯?)





영어라서 언어에 대한 포용력이 넓어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가끔씩 외국 티쳐들의 멘트를 듣고 있으면 '아, 움직임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외국에서 요가 수업을 듣는다는 건 요가도 배우고 영어 듣기도 하고 문화 차이도 배우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생각보다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경험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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