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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루시아 Jan 11. 2023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예정된 전쟁을 읽고나서...

  최근 한반도의 불안한 안보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9/19 남북군사합의 상 완충지대에 포사격과 미사일을 발사하여 도발했으며, 이에 한국 또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각을 좀 더 확장하여 동북아지역을 보면 중국 또한 대만에 대한 갈등 수위를 높혀가고 있는 중이다. 시진핑 주석은 20차 당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대만통일 전쟁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으며, 미국 해군참모총장과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을 하였다.

내가 산 번역책(개정판), '22.3. ~ 8' 기간동안 정독


  국제관계학에서 3세대 현실주의 이론(공격적 현실주의)을 설명한 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는 가장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국제관계 구조는 불균형적 다극체제라고 밝혔다. 불균형적 다극체제라 함은 한 지역(일반적으로 대륙) 안에서 3개국 혹은 그 이상의 강대국, 그리고 그 중의 한 국가는 잠재적 패권국(potential hegemon)으로 구성된 국제정치체제이다. 쉽게말해 강대국에서부터 약소국까지 국력의 격차가 있는 다양한 나라가 존재하면서, 강대국으로 분류할 수 있는 국가가 3개국 이상인 구조이다. 안타깝게도 동아시아에서는 미국, 중국, 러시아라는 3개국의 강대국이 존재하며 그 중에서 잠재적 패권국으로 분류할 수 있는 중국이 있다. 또한 강대국은 아니지만 억지력을 갖추려는 국가들(한국, 일본, 북한, 대만)과 중국과 영토분쟁에 연루되어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그외의 국가들(베트남, 필리핀)이 있다. 이들은 지역내 강대국들을 압도하지는 못해도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의 사활적 이익에 대해서는 양보하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1962년 쿠바 미사일사태 때 의사결정과정을 설명한 책 '결정의 본질(Essence of Deision)'로 유명한 그레이엄 엘리슨(Graham T. Allison) 교수는, 그가 쓴 책인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세력전이가 일어나는 국제질서 속에서는 관련 국가가 전쟁을 피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전쟁으로 귀결되는게 순리이고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동아시아에서는 이런 갈등구조가 형성되어 있음을 경고한다. 즉, 언제라도 강대국들에 의한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 중에는 북한과 한국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되는 시나리오가 있다. 즉, 앞으로 한반도의 전쟁은 역사에서 보듯이 단순히 한반도의 두개의 한국 뿐만이 아닌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세계대전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이와같이 현재 주변 국제정세와 학자들의 생각은 불안정한 동아시아의 역학관계와 이에 파생되는 전쟁발발 가능성, 그리고 이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될 한반도를 걱정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은 결국 자신의 진영에 명확히 설 것을 한국에 요구할 것이다. 중국은 늘 그래왔듯이 지저분한 방법을 동원해 대한민국을 협박할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북한이라는 골치덩어리를 또 상대해야 한다. 경제와 안보 둘 다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안보가 경제에 우선한다. 경제는 '잘 먹고 잘 사는것'에 대한 문제이지만 안보는 '살아남냐 죽느냐'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을 탑재해 미국을 위협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1994년에 그냥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미국이 계획한 북한 핵시설 폭격을 반대하지 말았어야 했다. 북한 핵 위협을 방치한(?) 결과가 이제 미국에 대해서도 북한은 핵억지력을 거의 확보한 단계이다. 한국은 아직도 미국의 확장억제를 믿어야 하는 것인가? 나도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믿고 싶다. 하지만 내가 미국 의사결정권자라면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을 바꾸지는 못한다. 나토식 핵공유든, 전술핵재배치든 발사버튼이 우리 국군의 통수권자 책상위에 없는 것은 다 말장난에 불과하다. 북한을 핑계로 독자적 핵무장을 하는 것이  살벌한 동북아에서 살아남고 후손에게 안보를 선물해줄 수 있는 결단이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핵은 핵으로밖에 못막는다. 재밌는건 국제관계학자들이 이 명제를 인정하는데도 한국은 스스로 평화를 짝사랑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된다.

 

 핵무기는 절대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그저 가지고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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