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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닭

말문터진 물건 56 궁금아리 15

by 신정애

너 누구얏?

눈도 코도 없이 동그란 넌 --

내 귀여운 동생들이랑 똑같이 생겼네?

ㅎㅎㅎ 콩이야. 난 콩이라고 해.

콩? 이름이 너무 예쁘잖아 콩 콩 콩 --

내가 폴짝폴짝 뛸 때마다 나는 소린데- 흠 난, 아리라고 해.

반가워 아리야, 우리 친구들이랑 같이 놀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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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아리가 안 보여요!

아 그래요? 뭐 하루 이틀 있는 일이라야 놀라죠 -

그래도 찾으러 나가는 봐야죠-

그래요 --- 찾 으 러 가야 지요.

찾으러 가자면서 텔레비전에서 눈을 못 떼고 있잖아요!

아, 알았어- 요것만 보고 - 아, 왜 꺼버리고 그래?

곧 끝날텐데 -진짜 너무 하네-

그럼 텔레비전 하고 사시던가. 난 아리 찾으러 갈 테니.

알았어요. 알았어!! (재방송 몇 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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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나오니까 운동도 되고 좋잖아요.

뭐 집에 있을 시간이나 있었나, 맨날 아리 찾으러 다니기 바빴지.(애랑 같이 놀면서 뭘 -)

와, 지렁이 발견! 아, 아니네 막대기야. 속았잖아. 에이 -좋다 말았네.

ㅋㅋㅋㅎㅎㅎㅎ

왜 자꾸 웃고 그래 - ( 벌써 맘 풀리는 중-)

당신이 허탕치고 실망하는 게 아리같이 귀여워서요.( 장담한다. 3초 안에 웃는다)

귀엽다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허허허 (이래서 같이 산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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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내가 새로 사귄 친구 아리를 데려왔어 우리 같이 놀자고 콩콩.

정말 귀엽게 생겼다 콩. 우리랑 닮았어 콩.

다 같이 숨바꼭질하고 놀자 콩, 그래, 그래 콩콩콩.

아리가 우리 사이에 숨어 있으면 술래가 찾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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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 숨어라, 콩콩숨어라

콩콩 숨어라 꽁지깃이 보일라 -

콩콩 숨어라 발가락이 보일라-


다 숨었니? 찾으러 간다!!

콩닭 콩닭, 들키면 어쩌냐?

절대 안보이게 잘 숨었지? 숨도 안쉬고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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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어머 저기 봐요 여보!! 이게 다 뭐야?

우리 횡재했어요- 콩이잖아요 - 콩

웬 콩이 이렇게 많이 그것도 아주 통통하고 좋아요.

어서 먹읍시다. 아침부터 굶었더니 배가 너무 고파요.

(배 고픈 건 인정, 안 고픈 적이 없으니까. 굶었다고? 부분기억 상실? )

그런데 우리 아기들이랑 너무 닮아서 선뜻 먹기가 좀 그래요.(갑자기 모성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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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큰일 났다. 닭들이 와서 우릴 먹으려고 해.

얘들아 침착해, 당연한 일이 일어난거야.

다들 맘 단단히 먹고-- 새로운 생이 시작될 거야.

그동안 같이 즐거웠다. 모두 안녕.

아리야 잘못함 너도 먹힐 수 있어. 어서 피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가긴 어디로 가? 엄마 아빠도 못 보고 여기서 숨바꼭질하다가 죽는 거야?

콩닭콩닭 가슴이 콩알만 해졌어요.


아무리 봐도 우리 아기들 같단 말이야.

콕콕 콕콕콕 -- 콩 같은데 여보.

볼 수록 아리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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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리송을 부르라고? 많이 듣던 목소리 같아. 그래 죽기 전에 내 노래나 부르고 죽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이구 머니나, 이게 뭐야!!

콩 속에서 갑자기 벌떡 튀어나온 아리를 본 엄마 아빠닭은 너무 놀라서

'아 아 -야 -- 아 ' 만 하다가 바로 깨꼬닭!!! 기절했어요.


어? 엄마, 아빠였어? 어쩐지 목소리가 익숙했어.

얘들아, 우리 살았어.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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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얘들은 내 친구 콩이야. (콩이 어떻게 친구니, 너의 밥이란다)

닭들이 와서 콩을 먹어버린다고 겁을 먹었어. (당연하지 먹을거니까)

엄마 아빠는 친구들을 안 먹을 거지? (어떡해?)

다다당연 하지 - 어떻게 니 친구를 먹겠니? ( 참자. 침 꼴깍 )

그런데 너 콩 속에 숨어 있으니 깜쪽 같더라. (너에게 배운 거다. 말 돌리기)

하마터면 널 콩인 줄 알고 부리로 콕 집어 먹을 뻔했다. (살짝 갈굼)

뭐야 엄마 아빠가 날 못 알아보면 어떡해!! ( 그래 뭐든지 부모가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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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엄마 아빠 우리를 더 놀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콩. (안 잡아먹어서 감사하단 말을 돌려서 잘하네 )

우리들 콩은 언젠가 누구에겐가 먹히게 되는 것을 알고 있어요.( 준비가 되어 있다니 다행이군)

내년 봄에 땅에 심어지면 최고로 좋지만 새들의 먹이가 되는 것도 기쁘게 생각해요.

어떤 운명을 만나든 기쁘게 받아들인답니다.

( 이 작은 콩 앞에서 내가 점점 더 작아지는 이 기분은 뭐지? )

그때까지 신나게 놀고 있는 거지요. 콩콩콩 콩까르르르 데굴데굴 웃고 구르면서요

(아 뭐야, 자꾸 미안해지잖아)


아리야, 내 멋쟁이 친구 까만 콩도 소개해줄게.

까만 콩들아 이리와.

우와 넌 색깔이 밤 같이 깜깜하구나.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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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 줘서 고마워. 난 밤에 숨바꼭질하면 아무도 못 찾는단다. ㅎ

진짜 그렇겠다. 밤은 아니지만 숨바꼭질해 보자.

엄마 아빠가 술래야. 이번엔 날 잘 찾아봐. (갑자기?)

(그래, 콩 몇 알 안 먹어서 죽는 것도 아니고 미안했는데 재미있게 놀아주자)

열 셀 동안 숨기!! 하나, 둘 -

ㅋㅋㅋ아리, 다 숨었니? ㅋㅋ 찾으러간다.

아, 진짜 잘숨었네 -아리가 어디있지? 어디 있는 거야?

이거 차-암 -아리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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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에 벌떡 일어난 아리가 노래를 했지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콩들이 하하하 콩콩콩코르르 깔깔깔 콩콩콩

한꺼번에 웃음을 터트렸어요.

까만 콩 속에서 노래 하는 아리는 노랗게 빛났어요.

아 뭐야 엄마 아빠한테 속았잖아!! 힝

그렇지만 모두 너무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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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모두 다 섞여서 같이!! 하자. 그래 그래.

야 -- 다 섞여!! 콩콩콩

얼른 숨어 아리야 !!

흥, 이번엔 아리송해 해도 절대 안 일어나야지. (결심)


어? 여보. 콩이 많아지고 섞이니까 정말 어려운데 -- (찡긋)

아이고 누가 아린지 알 수가 없네 -( 절대 아리송해하지 맙시다ㅋㅋ)

(큰 소리로 ) 흠 흠, 아무리 봐도 못 찾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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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왜 아리송해하지 않는 거야?

가슴은 콩닥거리고 엉덩이를 쳐들고 있으니 힘들어 죽겠는데-)


아이고, 힘드네요. 좀 쉬다가 찾을까요.( 눈빛 교환)

그럽시다. 맨날 기절만 했는데 좀 편안하게 누워서. (드러눕는 척)

( 아 콩닥콩닥 뭐야, 왜 눕는 거야 - 빨리 아리송해!라고 해야지!!)

(귓속말로) 여보 더 안쪽으로, 더 더 안 쪽으로 --(살금살금)

지금이야 -- 하나 둘 셋, 꼬꼬댁!!!!! 아리를 확 덮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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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야아악!!! 아리 살려!!

하하하하 ㅋㅋㅋ 아리 얼굴 좀봐 ㅋㅋㅋ.

하하하 콩콩콩 - 데굴데굴 까르르르 ㅋㅋㅋ콩코르르

아!! 엄마 아빠! 이러기 있기야? 아리 놀랐잖아.

우리만 맨날 당하라는 법은 없잖아. 안 그래? 아이고 고소해라. ㅋㅋㅋ 하하하

몰라!! 나 빼고 다 나빠!!

ㅎㅎㅎㅎ ㅋㅋㅋㅋ 콩콩코르르

아리 엄마 아빠 너무 웃기시잖아 -- 까르르 콩코로로로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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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우리를 보고서도 먹지 않고 같이 놀았던 건 처음이야.

콩을 보고도 안 먹고 같이 놀았던 것도 닭생에 처음이야.

이렇게 콩닭 콩닭 재미있게 놀다니!

장단이 척척 맞는데요? 콩닭 콩닭!!

이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일이야. 콩닭 콩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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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들아. 아쉽지만 이제 집으로 가야 하는 시간이야.

아리야 오늘 니가 와서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어.

다음에 또 같이 놀자. 그때 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먹혀야 한다면 너네 가족이 먹어주면 좋겠어.

뱃속에서도 웃길 거 같으니까 ㅋㅋ 콩콩콩

아,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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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 먹고 먹히더라도 행복했던 지금 마음을 꼭 기억하자.

아리도 엄마 아빠도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가 않았어요. 콩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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