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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닭

말문 터진 물건 49 궁금 아리 8

by 신정애

어머나? 무엇이 이렇게 예쁜 게 있지?

아리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꽃밭인가? 요정의 집인가?

아, 여기를 열 수가 있나 봐.

삐ㅣㅣㅣㅣㅣㅣㅣㅇㅇㅇ약 !! 열렸닭!

아아아 -부리가 찢어질 뻔했어.

와, 이렇게 깨끗하고 하얀 통은?

공주님의 방?


엇? 안 돼. 탁! 아이쿠!!!

뚜껑이 닫혀 갇혀 버렸네.

아, 깜깜하네 -

아니야 무섭지 않아. 정신을 차려야지.

밖에서도 열었는데 안에서도 열릴 거야.

에잇 -하- 생각보다 쉽지 않네!

다시 한 번 더 에이이이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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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악 - 열렸다!! 헥헥

이 틈으로 나가야지 낑차 낑차!

뚜껑이 무거워 더 들어 올릴 수가 없네

몸이 끼어서 나갈 수가 없잖아. ---낑깅 --

삐야야아아아아 악!!!!

폭발하듯 죽을 힘을 다 해서 뚜껑을 확!! 밀어 올렸어.

딸끄닥 !! 뚜껑이 활짝 열렸어.

아우 살았다. 휴-

이렇게 힘든데 공주님의 비밀의 방은 아닌것 같아.

반짝!! 그래. 이건 바로바로 통 탈출게임이야.

닫힌 뚜껑을 부리로 열고 들어가 뚜껑을 닫고

통속에 갇혀서 무서움을 참고 있는 힘을 다해 뚜껑을 열고 나오면

용감한 통닭으로 인정해 주는 거지.

내가 그걸 해냈다고 ㅋㅋㅋ난 통닭이야 !!! 하하하

여보 아리 좀 봐요. 가슴을 부풀리고 왜 저러고 있어요?

통 뚜껑이라도 닫히면 어쩌려고!

아리야 어서 거기서 나와라 위험해!


엄마, 아빠 마침 잘 왔어요.

통 탈출 통닭게임 도전해 볼래요?

무슨 소리야? 앗, 아리야!!! 머리 조심!!!

탁!! 뚜껑이 확 내려와 닫히고 말았어요.

오 마이 닭!! 엄마 아빠는 그 자리에서. 깨꼬닭!! 기절!!

여보. 아리 , 아리가 갇혔어요.

어떻게 좀 해봐요!! 이걸 열어야 하는데 ?

아이고 아리야 !! 괜찮니?

엄마 아빠는 통 주위를 꼬꼬꼬꼬 뱅뱅 돌고만 있었어요.


그때 엄마 아빠 -- 삑사리난 목소리가 들렸어요.

아리야!! 여보 아리가 나오고 있어요.

니가 이걸 어떻게 열었니!!

부리로 밀어 올리면 열려요.

그런데 삐이이약! 머리는 나왔는데 목이 잘릴 것 같아요. 캑캑

잠깐만 참고 버티고 있어. 엄마 아빠가 도와줄게.


여보 빨리빨리 여기 머리 대욧!!

꼭 내 머리를 밟고 올라가야 하나요?

여보 애가 숨을 못 쉬고 있잖아요.

내가 당신 엉덩이를 밀때 같이 부리로 뚜껑을 세게 밀어 올려요.

준비, 하나 둘 셋!!

뽀오옹! - 뭐야?

아, 똥꾸를 너무 세게 밀었잖아요!!

으으ㅡ 냄새 - 으윽윽!! 여봇 !!

똥을 안 지린 게 어디예요. 참아요.

허! 방귀 뀌고 큰 소리야?

시끄러워욧, 방귀가 나오는 걸 어떡해요.

뚜껑이 열렸으면 된거죠.

아리야, 빨리 뛰어내려!! 아빠 숨 참고 있어.

아리 나왔어요. 빨리 내려와욧 -

싫은데요? 당신 머리 위에서 방귀마저 뀌고 내려갈 건데요. 왜요!

아이고 내가 미쳐!!

아리야 이건 너무 위험한 놀이야.

이건 통 탈출 게임이니까 - 원래 조금 강하기는 한데 ---

방금 너 엄마 아빠가 없었으면 목이 눌려서 숨도 못 쉬고 죽을 뻔 했어.

저 통속에 갇히면 진짜 통닭이 될 수도 있어.(여보, 통닭의 진짜 뜻을 아리가 모르면 좋겠어요.

통닭이 엄청 훌륭하고 좋은 것인 줄 알고 있잖아요. )

그래 - 그래 - 쉿!


아리는 할 말이 없었어요.

음 - 그럼 통 탈출게임은 너무 위험하니까 그냥 여기를 우리 집으로 할래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친구들은 아파트에 산다. 고급 주택에 산다. 별장이 있다 막 그러는데 --

으이구 아리야 닭들에게 아파트는 절대로 살면 안 되는 곳이야.

나도 깨끗하고 예쁜 집에서 살고 싶단 말이야.

이건 집이 아니고 통이야? 예쁜 통이라고-

집이라고 생각하면 집이 되는거지 뭐.

엄마 아빠 여기 한번 들어와 봐요.

오, 들어와 보니 너무 아늑하고 좋다.

고급 호텔로 온 것 같아요.

다 같이 누워 봐요.

우리 식구에게 꼭 맞는 3인실이잖아요.

여보 이렇게 셋이 같이 있으니까 그냥 행복한데?

뚜껑이 닫히면 우리 가족이 다 같이 통닭이 되는 거예요?

하하하 히히히 깔깔깔 꼭꼬댁 삐약 !

엄마 아빠 지붕 위에 올라와보면 더 진짜 완전히 반할 거예요.

같이 가봐요.

꽃들이 우리를 맞이해요.

마치 공주님처럼 여기에 서있는 거예요.

아침해가 뜰 때 이 지붕에 서서 꼬끼오-- 목청껏 노래를 해요.

이건 궁전과 같은 곳이에요.

아, 너무 낭만적이에요.

여보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가슴이 벅차올라요.

너무 근사해요.

애들 말이라고 무시하고 대충 들어 넘기려 하면 안 돼요.

어른보다 더 현명할 때가 있다니까요.

기특한 우리 아리!


엄마 아빠는 가끔 아리와 같이 이 궁전으로 놀러 와서 통닭이 되기로 했어요.

아리 혼자는 절대 오지 않기 약속!

아빠가 엄마와 아리를 위해 뚜껑을 받쳐주고 있네요. (오- 멋짐 폭발)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지 아리는 친구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게 되었지요.

멋진 궁전이 있으니까요. 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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