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육에서 배운다 1.
오늘은 프랑스 교육 중에서도 고등학교 교육에 관한 비디오를 준비해 봤습니다.
(사)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 이사 이지현 님은 강연을 통해서 프랑스 고등학교에는 없는 5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는 1. 입학식과 졸업식, 2. 교과서, 3. 1학년 1반 1번, 4. 운동장, 5. 교무실이 없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없음으로 해서 빚어지는 결과들과 효과, 의미들에 대해서 잘 설명되어 있네요.
아직 어린 영유아나 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두고 계신 부모님들이 고등학교 교육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우리 아이의 교육의 방향성을 잡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교육이 많아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게도 되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 그것을 시켰었으면 좋았을걸 하고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미리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충분히 이해의 과정을 거쳤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지금 중요할 것인지 가늠하는 데에 좋은 기준이 되겠지요.
비디오에서는 고등학교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초등학교의 시스템과도 그리 다르지 않답니다. 초등학교에도 입학식과 졸업식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한 첫날부터 방학 전 마지막 날까지 별반 다름이 없이 수업이 진행됩니다. 프랑스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학교를 보내보신 분들은 적잖이 놀라실 거예요. 입학 첫날부터 숙제를 받아와서 우선 한 번 놀라실 테고, 한 학년 동안 사용할 교과서를 받아오지 않아서 또 당황하실 거예요. 왜냐하면 프랑스의 초등학교에도 고등학교에서처럼 교과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프랑스의 학교에는 교과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수업 계획에 따라서 한 학년 동안의 수업이 선생님이 누구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짜인답니다. 물론 매 학년 별로 달성해야 하는 교육 목표는 존재하지요. 그러나 주요 과목을 제외하고는 담임 선생님의 역량에 따라서 아이들은 다양한 과목 또는 분야를 공부하게 되지요. 교과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할 수 있는 구조는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봐야겠지요.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이 반으로 나뉘어 있고 담임 선생님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개인별 번호는 존재하지 않아요. 따라서 선생님이 아이를 번호로 부르는 일은 절대 없겠지요. 모든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답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아이에게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할 테고, 자신이 이행해야 하는 의무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될 것 같네요.
프랑스의 교육에서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체육 교육에 대한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체육 비중이 가장 큰 국가가 프랑스라고 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학교에 운동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놓을 넓은 공간이 있다고 해도 운동장으로 사용하는 일은 드문 일이지요. 운동장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나와서 노는 공간으로 보는 것이 좋겠네요. 아이들의 체육 수업은 따라서 학교 내에서가 아닌, 동네 공공 스포츠 시설에서 이루어집니다. 즉, 수영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동네 수영장에 가고, 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농구 경기장에 가는 등, 운동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스포츠 시설에 가서 다양한 스포츠를 매우 강도 높게 교육받지요. 물론 지역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영 수업 같은 경우는 거의 의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받는 체육 교육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체육 수업이라면 자전거 수업을 꼽고 싶네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전거를 이미 잘 탈 줄 아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세 달 동안 자전거 수업을 한다길래 의아했던 경험이 있지요. 알고 보니, 자전거를 배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면서 도로 교통 법규를 배우더군요. 어린아이들은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허용되지만, 8살이 지나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교통 법규를 알아야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학교에는 교무실이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선생님들은 철저하게 교사로서 아이들의 교육에만 전념하지요.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수업 이외에는, 행정 업무가 따로 없기 때문에 굳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굳이 교무실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지요. 수업 준비는 주로 자택에서 한다고 하네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코로나 검사가 의무화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프랑스에서도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와야만 학교 수업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검사 결과지를 학교에 제출하거나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운 경우가 많이 있지요. 이 업무조차도 담임 선생님의 담당이 아니랍니다. 선생님은 오로지 수업과 아이들의 학습에만 전념하지요.
프랑스의 아이들도 한국 아이들처럼 점심 급식을 먹는답니다. 그러나 무상 급식이 아니기 때문에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부모님께는 비용이 청구되지요. 비용은 부모의 소득 정도에 따라서 많거나 적을 수 있고, 또는 무상으로 책정되기도 하지요. 즉 소득이 많은 부모는 아이는 같은 급식을 먹어도 비싼 비용을 내야 하고, 소득이 적은 부모는 아이들을 무료 또는 무료에 가까운 아주 적은 비용을 내기도 하지요. 올 해에 우리 아이 급식비가 얼마인지 책정받기 위해서는 학기 초에 구청, 또는 시청에 가서 세금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여러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한 끼당 급식비가 책정됩니다. 즉, 학교, 또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얼마를 내고 급식을 먹는지 알 수가 없지요.
프랑스의 학교에 없는 5가지를 살펴보면서 프랑스 교육의 여러 가지 면을 살펴보았습니다. 흥미로운 부분도 있고, 좀 의아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네요. 다음 링크를 걸어둔 비디오를 보시면서 부연 설명을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