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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un Leymet Mar 22. 2022

만 3세, 우리 아이 3개 국어 교육 이야기

한국의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의 외국어 교육 시기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학교에서 영어 과목이 필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커서 국제 사회에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영어는 불가피하지요. 한국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문법에는 강하지만,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입이 얼어붙는 경우가 많아서 제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인지, 많은 한국인에게 언어는 넘어야 할 장벽이며 극복해야 할 트라우마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영어, 또는 영어가 아니더라도 제2, 제3 외국어를 언제부터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까요? 질문부터가 벌써 목을 죄는 듯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지네요.


제가 사는 곳은 프랑스, 수많은 인종들이 어우러 사는 곳이지요. 제 아이들의 반 친구들 국적을 나열해 보면, 프랑스인, 한국인, 미국인, 영국인, 가나인, 인도인, 독일인, 루마니아인, 튀니지인, 불가리아인, 일본인, 중국인, 이탈리아인, 스테인인, 헝가리인 등 셀 수도 없이 다양합니다. 같은 반 아이 중에 엄마, 아빠가 모두 프랑스인인 아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의심스럽네요.


하원 또는 방과 후에 아이들은 교문 앞에 아이들을 데리러 나온 엄마나 아빠를 만나지요. 친구와 불어로 대화를 나누다가도 교문 앞에서 만나는 부모와는 제각각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교문 앞에서 저는 수많은 나라의 언어를 듣습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다양한 언어에 노출되며 자란 아이들이지요. 친구가 가족들과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듣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이지요. 이 아이들의 부모들도 '몇 살부터 아이에게 제2 외국어를 가르칠까?'에 대한 고민을 과연 했을까요? 저는 왠지 불필요한 물음처럼 느껴지네요.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지요. 외국인 수가 물론 많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까만 머리의 인파에 외국인들이 아직도 적잖이 놀란다고 하지요? 온종일 쉴세 없이 들리는 한국말, 그 유일한 언어에만 익숙한 우리에게 외국어는, 심리적으로 매우 먼 거리에 위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너무 이른 나이에 외국어를 가르치면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크지요. 모국어가 두 개, 세 개인 나라도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모국어를 잘하는 것 물론 매우 중요하지요. 하지만, 모국어를 잘하기 위해서 외국어를 배우지 않거나 훗날로 미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외국어를 배울 때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영어 문장을 한국말로 해석하기 위해서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모조리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 문장이 제대로 해석이 되지 않는 경우 말이에요. 왜 그럴까요? 어릴 적부터 여러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추상적 사고를 하는 능력이 더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언어 문법은 수학 공식처럼 똑 맞아떨어지는 체계로 되어있지 않지요. 사유하지 않은 채 언어가 입 밖으로 나오기란 매우 어렵죠. 언어를 공식처럼 이해한다면, 모국어를 잘하면 자연스럽게 외국어도 잘한다는 말은 맞는 말처럼 들리네요. 내가 아는 한국 단어를, 내가 외운 영어 단어로 바꿔 끼면 되니까요. 하지만 말이라는 것은, 내가 경험한 것이 머리를 통해서 사유화되는 과정을 거쳐서 언어화되어 나오는 것이지요. 외국어도 마찬가지랍니다. 내가 아무리 많은 단어를 암기하고 있어도, 내가 사고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단어를 활용하는 데에는 매우 한계가 있지요.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이 바탕이 된 사고 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아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지요. 여러 언어에 동시 다발적으로 노출된 아이들이 추상적 사고를 더 잘하는 것도, 그들은 이미 여러 가지의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를 짓누르기만 했던 수능과 내신을 위한 영어가 아닌, 사고하는 다양한 법을 깨우치는 훌륭한 도구로서 외국어를 바라본다면, 우리 아이들의 외국어 공부, 즉 그것이 영어이든 또 다른 나라의 언어이든, 굳이 늦출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아래에 제가 소개해 드리는 비디오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한 유투버 가족의 일상을 담은 비디오입니다.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프랑스인, 그리고 한국말, 불어, 영어, 3개 국어를 하는 만 3살 혼혈 아이의 모습을 관찰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첫 번째 비디오에서는 만 3세 아이가 불어와 한국어를 매우 자유롭게 사용하고,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거부감 없이 친숙해 보이는 모습을 관찰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아이가 기본적으로 언어 능력이 뛰어난 것도 같지만, 부모님이 갖고 계신 언어에 대한 인식도 훌륭하다고 보이네요.


두 번째 비디오에서는 아이의 엄마가 어떻게 아이에게 언어 교육을 하는지 설명을 해 주고 있어요. 아이가 모국어 2개를 능통하게 쓰는 데에 부모님의 노력이 굉장했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개인적으로 비디오 속 엄마의 의견에 제가 많은 공감을 해서 여러분께 이 비디오를 소개합니다. 시청하시면서 우리 아이의 제2 외국어 교육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해 보시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도 자료 조사를 하면서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유투버입니다.)



https://youtu.be/P-SHDeZ9Fi0https://youtu.be/uuX6ICKBv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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