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꿈이었다, 하고 깨고 싶은 현실이 있다.
아름답지만 그만큼 아득했다고, 그래서 차라리 꿈이었으면 바랐는데 꿈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하지만 아무리 깨어나도 꿈일 수는 없기에
나는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감각하며
묵묵히 견뎌내고
또 너무 괴롭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지.
라고 쓴 뒤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찾아야겠지' 와 같이 막연한 말로 끝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찾아야겠지' 가 아닌 '찾을 수 있다' 와 같이 자기 효용적인 말로 끝내고 싶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는 또 잘 해낼 거라고. 정신을 잃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을 정도로 일렁이고, 뼈 마디마다 모래 주머니가 꽉 차있는 느낌일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아끼는 마음을 잃지 않으며 다시 희망에 차오를 거라고. 그 어떤 것도 나를 갉아먹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고. '산다는 건 원래 속으로 조용히 우는 일'이라는 말을 잊지 않은 채(_신경림 '갈대')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부단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