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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back May 31. 2024

우울증 걸린 언니가 너에게 묻혀줄 수 있는 것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년년년생 아가 셋을

혼자 키우다! 싶은 + 사춘기 남편은 덤


언니 집에 놀러 가도 돼?

...... 음...

나는 거절이 어렵다

....  그래...

그리고는 동생의 첫째와 싸운다

..... 내 말을 안 들어줘서

... 나에게는 오지 않고 엄마만 찾아서

... 동생을 힘들게 하는 동생의 짝꿍 모습이 보여서


나는 하루하루

나를 보살피며 설득하며 살기도 벅찬데...


언니...

나 언니집에 놀러 가도 돼?

음.....

오늘 약속이 있어

이따 전화할게..


미안함과 나의 못남이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나를 돌보면서 효과를 경험한

말씀을 나의 경험이랑 섞어서

동생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로 재생산해 전화기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벌 받는 걸까?

원망과 힘듦과 울분을 쏟아내는 동생에게

나를 훈련시키고 얻어낸 열매들을 먹이고... 

출근길

어제 못해준 말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리고 왜

어른들의 무지함과 부족함으로 상처받고 자라난 그 아이와

내 동생을 부부라는 이름으로

삼 남매의 엄마라는 책임으로 붙여놓고

떼어내지  못하게 하실까?

....

그리고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말이 들린다


건강한 아이와 상처받은 아이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붙어있으면

한 명은 상처를 치유하고 한 명은 자라난단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먹고 자라난 아이는

누구보다 단단하게 자라난단다

그래서 그 아이가 만난 부모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어

그다음을 이어간단다


너는 나를 통해 위로받고 자라나고

그는 그 옆에서 상처를 치유해 간단다


네가 힘들 때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는 한 번도 그 순간을 놓친 적이 없단다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해주고 싶다

자라나고 있다고

그분이 자라나게 하고 있다고

그리고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다고

잘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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