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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

by 셔레이드 걸

이제는 쓰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냥 쓴다.


오른쪽으로 옮겨온 오십견 때문에 뼈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어도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반알을 삼키고 또 쓴다.


쓰다 보니 글이 정말 구린 것 같아도 일단 쓴다.


가족의 일로 속이 상해도 관성처럼 앉아서 쓴다.


어제는 친한 동생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받고 빈소에 다녀왔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노트북 앞에 앉아서 쓰고 있다.


마음이 정말 안 좋다. 사는 게 뭘까 싶어진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입안에는 쓴맛이 돈다.


그래도 어쨌든 그냥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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