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 - 오페라 <오베론> 서곡
Weber - Overture to the Opera "Oberon"
베버 - 오페라 <오베론> 서곡
베토벤 이후, 음악은 감각적이고 다채롭고 독특하고, 감정이 풍부하게 드러나는 낭만주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초기 낭만주의의 한 작곡가는 후대 작곡가 멘델스존, 베를리오즈, 리스트, 바그너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죠. 바로 ‘카를 폰 마리아 폰 베버’입니다.
1796년 독일에서 태어난 베버는 어린 시절부터 유랑극단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여러 도시를 순회했습니다. 다양한 도시의 문화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습득했던 베버는 여러 음악가들과의 교류로 음악적 재능을 더 꽃 피우기도 했죠. 베버는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유명한 비르투오소로도 명성이 자자했죠. 또한 뛰어난 지휘자로도 활동했습니다. 더불어 서평과 시, 미완성이지만 소설을 써낼 정도로 문학에 깊은 조여가 있던 베버는 평론가로도 멋진 활약을 펼치기도 하였죠.
1821년, 베를린에서 열린 베버의 오페라 <마찬의 사수>는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어둠과 저주라는 어두운 분위기를 독특하고 혁신적으로 표현한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당시 초기 낭만시대의 큰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음악에 한 평론가는 이런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색채는(베버의 음악은) 꿈속에 보이는 진줏빛 천막이거나 '많은 고아한 장치'들이 주변을 장식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진 창문을 통과해 들어오는 찬란한 빛이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큰 성공에 베버는 <오베론>이라는 오페라의 작곡을 의뢰받았습니다. 오베론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한 여름방의 꿈’ 속에 등장하는 요정 나라의 왕을 소재로 한 독일 시인 크리스토프의 서사시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오페라의 대본은 영국의 한 대본가를 통해 각색이 되었죠. 하지만 이 작품의 과정은 굉장히 험난했습니다. 영국의 작가의 손에서 각색된 대본은 굉장히 유치하기도 하고, 작곡료를 받지도 못하기도 하고, 극장 관계자와 마찰이 심해져 베버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죠. 자기 스타일과 맞지 않는 곡을 써야 하는 베버에게 극장 측에서는 초연을 위해 빠르게 곡을 작곡해달라고 재촉했습니다. 베버는 빠르게 무사히 곡을 완성하였지만, 큰 스트레스로 인해,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오페라 <오베론>은 요정의 왕 ‘오베론’과 그의 왕비 ‘티타니아’의 부부싸움으로 시작됩니다. 큰 싸움 끝에 서로 부부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그들. 하지만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를 발견하면 서로 화해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죠. 속으로는 빨리 화해를 하고 싶어서 오베론에게 시종은 인간 세상의 기사 ‘후온’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오베론은 후온과 바그다드의 딸 ‘레이자’가 서로 사랑할 수 있게 꿈속에서 서로의 환영을 보여주었죠.
결국 사랑에 빠진 후온과 레이자. 오베론은 그들의 사랑에 대해 시험을 하게 됩니다. 후온과 레이자는 오베론의 계획 속에 있는 침몰하는 배를 타게 되고, 해적들에게 붙잡히게 되죠. 후온과 레이자는 서로 멀리 떨어져 다른 이들에게 유혹을 당하지만, 그 둘은 서로의 사랑이 아닌 이상 죽음을 택하겠다고 선택을 합니다. 이에 오베론이 나타나 후온과 레이자를 구해주게 되죠. 그리고 오베론은 왕비 티타니아와 화해를 하게 되고, 네 사람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마탄의 사수>와는 달리, <오베론>은 현재 자주 연주되지는 음악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베론>의 서곡만큼은 즐겨 연주되고 있습니다. 긴 호흡의 호른과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의 음향은 요정들의 신비로운 세계를, 강렬하고 리듬감이 넘치는 힘찬 관현악 연주에서는 인간 세계를 표현하고 있죠. 회화적인 묘사, 극적인 표현, 색채감이 가득한 관현악과 반음계를 이용한 화려한 음악 등 <오베론>의 서곡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포문을 열어준 베버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즐겁게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