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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Mar 24. 2022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 글 취향도 다르다

뼈 때리는 통찰

글이란 쓰는 이의 내면을 스쳐가는 그 수많은 생각들 중에서 그래도 가장 공감을 받을만한 조각들의 모임이다. 나는 그래서 책이 좋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커피 두 잔 값으로 타인의 삶 중에서 가장 빛나는 조각들을 엿보는 것이다. <<쾌락독서>>


어제의 화두는 재미였다. <재미있는 글쓰기>에 대한 고찰이라고 하면 너무 나갔고, 지인들과 글 취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좋은 글은 쉽게 읽히는 글이다.  잘 쓴 글이라면 책 한 권 안 읽는 남편마저 인정해야 한다. 독서 이력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몰입 독서한 고전이 전부다. 고전의 힘에 대한 썰을 풀며  치부를 얄밉게 피해 간다. 남편의 논리력을 보면 고전의 힘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 자부심을 가진 분이 내 글을 읽고 잘 안 읽힌다면서 속된 말로 맥였다. 제일 가까운 사람의 신랄한 평가는 정확하면서도 아프다. 요즘 트렌드 운운하며 슥슥 읽혀야 한단다. 그래, 나는 요즘 글처럼 신박하고 글맛 나는 글이 안 써진다.  


불혹을 반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진로 고민 중이다. 그런 내게 글이라도 써보라 해서 썼더니 왜 또 딴죽을 거는 것일까? 맨날 자는 걸로 알아서 나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다, 이것 봐라!, 하면서 브런치 조회수를 보여줬다. 연이틀 반짝 이슈로 조회수가 급상승 중이었다. 물론 일시적 현상일 것이다. 그리고 조회수가 높다고 딱히 생기는 것도 없지만 말이다. 조회수가 돈이라면 좋겠다, 라며 속없는 소리를 하는 내게 궁둥이 쓰담쓰담은 고사하고 사정없이 채찍질을 해댄다. 남의 평가 신경 안 쓸 거면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라는 세상 쿨한 남편.


나도 재밌게 쓰고 싶지만 태생이 시니컬한 걸 어쩌라고. 글도 주인을 닮아 다정다감하지 못하고 딱딱하다. 그러니 생긴 대로 써야지, 나답게! 다른 사람 따라서, 유행 따라 쓰면 그게 내 생각이고, 내 글일까 싶다. 물론 시니컬하면서도 재밌으면 금상첨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힘을 빼고 슥슥 읽히는 글을 쓰란다. 말은 쉽다.

지금 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돌 무렵의 아기 같은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힘을 빼란들 뺄 수 있을까 싶다.

그냥 그런 고수의 글이 써질 때까지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쏼라~쏼라 글쓰기 작두를 탈 때까지 말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 글 취향도 다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 취향과 내가 지향하는 글쓰기는 "간결하고 솔직하고 위트 있고 지적이되 과시적이지 않으며 적당히 시니컬한 글"이다.

 재미, 몰입, 주제, 가독성에 대한 주위의 피드백을 밑거름 삼아 부족하지만 일신우일신 하겠다. 다행스럽게 글 취향이 맞아 부족해도 읽어 주시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취향
1.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취향이 독특하다.

#취향저격

#글취향

#글쓰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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