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대대분의 것들이 나를 단정 지을 수 없다. 그저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설명하는 도구적인 요소일 뿐, 그 자체가 나를 대신할 순 없다. 예를 들어 내 학업 성적이 b+이라도 나라는 사람은 a+일지도 모르는 것처럼.
그런데 너는 자꾸만 나를 아주 단순한 사람으로 단정 짓게 만든다. 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좋아한다’라는 것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자체로 그 많은 것들을 다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널 생각할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하루 종일 네 생각뿐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마음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끝낼 것 같다. 너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는 해야 할 것이 있어서. 아니, 애초에 여기서 나는 문제가 안된다. 그저 이미 너와 그 사람 사이를 난장판 만들 수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건 미친놈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너로 하루를 열었다 닫는다. 괜찮다. 나는 짝사랑을 곧잘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