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놀이터에서 친구와 시소를 타면 늘 중심을 맞추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충격을 줄여주는 타이어에 몇 번 튕겨가며 친구와 합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어느 한 쪽으로라도 무게가 쏠리면 안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균형이 맞춰지면 한 쪽으로 쏠렸을 때보다 안정감이 느껴져서 그 기분을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영상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영상 속 배경은 교실이었고 교단에서 선생님이 수업 중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아래 드러누워 핸드폰을 충전하며 사용하는 학생이 보였습니다. 뒤이어 뒷자리에 웃옷을 벗은 채 수업을 듣는 학생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영상 속 어디에서도 교권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을 올린 학생은 사과문을 올렸고, 추후에 선생님은 아이들이 징계를 받지 않길 원했다고 합니다.
교권 아래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이 당연시되던 시절에 학생 인권이 확대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확대된 학생 인권으로 다시금 교권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마치 이 둘은 공존할 수 없는 영역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실 이 문제는 교권과 학생 인권 이 두 가지만 골몰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배경에는 사교육의 확대로 인한 학교 역할 축소와 교사와 학생 이 둘을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법의 부재 등 오래도록 해결 못 한 과제들이 깔려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스승은 학생을 보듬을 수 없고, 학생은 스승을 존경할 수 없게 만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소의 양 끝단에 있는 교권과 학생 인권의 균형은 앞으로 타이어에 몇 번을 튕겨야 맞춰질 수 있는지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은 서로의 존재 이유이기에 분명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교권과 학생 인권. 어느 것의 우열 없이 서로를 존중할 때 그곳에서 배움의 자라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시소의 균형이 맞춰져 아이들과 선생님의 웃음이 가득한 교실이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