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 5장면으로 다시보기
영화 <1987>은 6월 민주항쟁의 불씨가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시작됩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을 말하는데요. 실제로 남영동 대공분실은 당시 박종철 열사 이외에도 많은 민주주의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잡아 가두고 고문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유명한 문구는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변명으로 박종철 열사의 억울한 죽음을 덮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언론인들 덕분에 이 죽음이 세상에 알려졌고 시민들이 분노하게 되었죠!
김정남(설경구)는 경찰 수배 중에 절에 숨어들어가 신분을 숨긴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교도관으로 일하는 한병용(유해진)은 조카 연희(김태리)에게 워크맨을 선물로 주고 감옥에 들어온 민주화 운동가에게서 얻은 정보들을 몰래 쓴 잡지를 김정남에게 전달하게 합니다. 영화 후반 한병용은 체포당해 고문을 받다가 김정남과 비밀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 엄청난 갈등을 겪게 되죠!
어릴 적 인민군에게 가족이 몰살당하고 잘못된 애국심으로 가득 찬 박처장(김윤석)은 남영동에서 박종철을 고문했던 조반장(박희순)에게 돈을 주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입막음하기 위해 감옥에 두려고 하지만 조반장은 돈을 거부하고 감옥에서 나가기를 원합니다. 그런 조반장에게 박처장은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인질로 잡으며 명령에 복종하라고 하죠. 결국 조반장은 이기지 못하고 “받들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굴복하고 맙니다.
박종철이 고문도중 사망한 사실이 거의 확실해진 가운데 이에 관한 기사를 절대 보도하지 말라는 보도지침이 내려옵니다. 하지만 동아일보 사회부장(고창석)은 칠판에 적힌 보도지침을 지우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에서 내린 보도지침이고 이를 어길시 어떤 피해를 입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진실을 밝히겠다는 올바른 마음으로 용감하게 나아가는 당시 언론들이 있었기에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세상에 나오기도, 민주화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기도 할 수 있었겠죠!
이한열(강동원)은 연희에게 마지막으로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말하자 연희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가족들 생각은 안해요?”라고 거절합니다. 그러자 이한열은 “마음이 아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라고 말하며 6월 민주항쟁의 현장으로 가게되죠. 그리고 “고문살인 자행하는 군부정치 몰아내자! 3천만이 단결했다! 살인정권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던 중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쓰러져 죽게 됩니다. 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에 맞아 죽었다는 기사를 본 연희는 곧장 시위 현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수많은 인파를 내려다보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이렇게 영화 <1987>을 5가지 장면을 통해 되짚어 보았습니다.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부터 6월 항쟁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들 바쁘시겠지만 6월이 가기 전에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로 성장하는 데에 불씨가 되었던 민주화 운동 열사들의 청춘과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익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