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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an 10. 2024

고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먹는 거야?

김리원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양의 육류를 섭취한다. 고기가 풍부한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고기가 우리의 몸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 채 그냥 맛있으니까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는 지구온난화 시대가 아니라 지구열탕화 시대이다.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지구열탕화 시대, 우리는 내가 섭취하는 고기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채식과 육식의 탄소배출량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고기는 양고기이다. 양고기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9.2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데 이는 자동차를 144km 정도 운전한 것과 비슷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한다. 2위를 기록한 소고기는 고기 1kg를 생산하기 위해 27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소 도축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와 소를 키우기 위해 대지의 용도를 변경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양고기가 소고기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은 소고기를 더 많이 소비한다. 소고기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소의 위에는 소화를 돕기 위한 많은 양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미생물이 소화를 돕는 과정을 장 내발효 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메탄가스가 발생된다. 소량의 메탄가스는 소의 방귀를 통해 배출되지만 대부분의 메탄은 소의 트림을 통해서 배출된다. 또한 메탄가스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 미국환경보호청에 따르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열을 20배 더 함유한다. 또한 소의 장 내 발효로 인해 발생된 메탄가스는 사람이 생산하는 메탄 중 28%를 차지하며 이는 화석 에너지가 생산하는 메탄가스보다 많은 양이다.


소의 배설물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를 포함한 가축의 배설물은 이산화질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하고 물과 공기를 오염시킨다. 미국 농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가축의 배설물은 1년에 약 14억 톤이며 이 수치는 미국 전체 인구보다 130배가 넘는 양이다. 배설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먼지, 스모그, 악취, 유독가스 등이 방출되며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도 나와 공기의 질을 오염시키고 사육장 근처에 사는 지역 주민은 통증, 가려움 등의 부작용도 호소한다. 


소는 풀을 뜯어먹고살기 때문에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넓은 땅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땅이 주거 혹은 상업 목적이 아니라 소의 방목을 위해 사용된다. 과학 저널 animal에 따르면, 10억 킬로그램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5천4백만 m2의 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소고기 소비량은 33억 킬로그램이며 이런 소비량을 충족하기 위해 서울의 4분의 1 이상의 토지를 목초지로 바꿔야 한다고 한다. 또한, 아마존 산림 파괴의 80%는 소를 키우기 위해 진행된다. 소를 키우고 도축 전까지 관리하는 비용이 많으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곡물 섭취로 자원을 소비한다. 1kg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 15,000L의 물과 25kg의 곡식이 필요하다고 하며 동물용 식수 및 폐수처리 등의 과정에서 전 세계 취수량의 10%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 왜 하는데? 


그렇다면 채식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식은 육식에 비해 환경 영향이 75% 적다. 2023년 7월, 가디언은 이날 네이처 푸드 저널에 발표된 옥스퍼드 대학의 LEAP( Livestock, Environment and People ) 프로젝트 팀의 연구를 인용해 비건 채식은 하루에 100g 이상의 육류를 포함하는 식단보다 탄소배출, 수질 오염 및 토지 사용이 75% 적다고 전했다. 또한 비건 채식은 생물다양성 파괴를 66%까지 줄이고 물 사용을 54%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육류와 유제품 등 동물성 제품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해 왔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진은 영국인 5만 5504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먹는 식단과 환경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 5만 5504명은 각자 자신의 식단을 비건(가장 엄격한 채식 단계), 유연한 채식주의자, 페스코 베지테리언(생선을 먹는 채식 단계), 육식을 하는 단계 등 5가지로 나눴으며 이 밖에도 119개국의 약 3만 8000개의 농장 데이터를 사용했다.


옥스퍼드대 LEAP 프로젝트의 피터 스카버러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시스템이 지구 온난화 배출량의 약 1/3, 담수 사용의 70%, 담수 오염의 78%를 차지하는 만큼 최악의 기후 영향을 늦추기 위해 육류 소비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카버러 교수는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에서 적게 먹는 사람으로의 작은 변화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라면서 “하루에 100g 이상의 고기를 섭취하는 영국의 육식가가 하루 섭취량을 50g(대략 맥도널드 고기 패티 한 장의 양) 미만으로 줄이면 도로에서 800만 대의 자동차를 없애는 것과 같을 것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우리가 1kg의 소고기를 덜 먹으면, 15,000L의 물과 25kg의 곡식을 아낄 수 있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뭐가 변하겠어’가 아니라 무척 큰 변화이다. 육식을 자주 하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테지만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정도 채식을 한다면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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