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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an 10. 2024

고3의 축제로 본 '참여 문제'

김가진, 신예원


2023년 진행됐던 이우고등학교 축제의 풍경.


 현 고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이우고등학교 19기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고3의 학교 활동 미참여 문제다. 이는 19기를 넘어 18기, 17기에서도 주요한 문제로 인식되어 왔으며, 고3이 이야기장, 축제 등에 소홀한 것을 ‘고3’이라는 이유로 눈감아야 하냐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대학 입시’는 일부 고3의 숙명이자 관문으로, 이우학교의 학생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부 고3들이 미참여의 주된 대상으로 꼽힌다.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부문의 학원을 다니는 학생뿐 아니라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인데. 즉, 학원 등 사교육의 유무와 관계없이 고3의 학교 활동 미참여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축제   거야?”


 특히 ‘참여 문제’에 곤두서있는 행사는 바로 축제이다. 이우고등학교의 축제는 대부분의 경우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진행된다. 이 시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약 한 달 정도 남은 시기로, 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내 활동에서 3학년의 참여 문제가 두드러진다. 축제를 얼마 남기지 않고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축제 참여에 대해 회의성이 짙은 발언들이 오갔다.


 당장 올해 초에 교사회에서는 축제에 대한 의미를 학생 전체와 공유하며 ‘1일 축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6월 20일 진행됐던 ‘1일 축제 찬반투표’는 전체 179표 중 2일이 111표를 득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제안은 관행처럼 진행되던 2일 축제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현 축제 내 문제점의 개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한 편, 지난 9월 18일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학년회가 진행한 축제 이야기장에서는 대부분의 인원이 축제 참여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의견을 표했다. 수험과 관련된 시간적, 심적 부담이 주된 이유였으나 그 밖에도 배려로 인해 3학년의 참여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주된’ 참여층이 아닌 느낌으로 인하여 축제에 장벽을 느낀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지난 2년 간 학생들이 참여해 온 축제에서 대부분의 3학년은 시간보다 일찍 하교를 진행했기에 학생 대다수가 3학년은 축제와 거리가 멀다고 인식하기 쉬웠다.


 앞서 언급되었듯, 3 ‘축제 참여 문제 올해 3에게서만 두드러진 문제는 아니다. 여러 기수에서 매년 3에게는 연례행사처럼 참여에 대한 고민이 찾아온다. 축제는 학교  필수 교육과정이다. 또한 교내 필수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함을 망각하고 지워내는 문화가 우리 안에 자리 잡았다면 이를 바로 잡는  또한 우리가 되어야 한다.

2023년 축제 교사 제안서 중 일부 (재구성)

 

 학생들은 축제와 멀어지는가


 학생들은 축제에 대해 오락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려워한다. 가장 눈에 드러나는 가치가 재미일뿐더러 그 너머의 본질적 가치를 현 축제에서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축제는 이우 학교의 본연의 가치가 드러나는 학생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또한 학생이 주체가 되어 기획 및 참여하는 교육적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의 대다수가 그 의미를 내면화하고 동시에 확장하고자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한 문제를 더 심도 있게 탐구하고 기사에 적용하기 위해 이우고등학교 학생들에게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41명이며 신뢰 수준은 약 87%, 오차는 약 10%이다.



 먼저, 축제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이유엔 ‘기대가 없기에’와 ‘재미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부끄러움’, ‘시간아까움’이 뒤를 이었다. ‘기대가 없기에’와 ‘재미없어서’는 각각 53.7%를 차지하며 다수의 학생이 축제 소극화 문제의 이유를 ‘기대 없음’과 ‘재미없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축제 기간 선호도는 2일이 약 64%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축제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이 높을수록 축제의 기간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3점 이하의 기대감에 응답한 학생들의 경우엔 약 60%가 1일을 지지하며 ‘꽤 높은 만족도를 갖지 않는 이상 1일 선호’라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대감’ 항목의 경우 3점이 가장 많았으며 4점이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졸업이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고3의 기대감이 평균 2.8로 가장 낮았으며 고1이 3.1, 고2가 3.0으로 꽤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이는 고2의 학업 압박감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 가능하다. 또, 3점과 4점에 응답이 밀집된 고1, 고3과 다르게 고2의 경우 2, 3, 5점에 분포된 모습을 보이며 고2 내에서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학년 내에서도 표가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축제에는 앞으로 더 많은 피드백이 필요하다. 재밌었다, 지루했다는 것과 같은 단순 감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은 축제를 위한 건설적 제안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축제 안에서의 자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축제 피드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후년에 어떤 개선을 이뤄 내고자 하는지 학교 내 구성원 모두가 알아야 한다.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기로에 서다


 축제 준비 위원회만의 축제가 아닌 이우 고등학교 전체 학생의 축제인 만큼, 축제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 오락적 소비를 뛰어넘어 학생들이 축제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돕는 사전 교육도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누군가를 어떻게 하면 축제에 ‘참여시킬지’ 고민하는 일이 이제 더는 없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세상에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 그랬다라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모든 것은 고이기 마련이다. 결국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변화가 이뤄질  없다. 우리는 어떠한 시선으로 축제를 바라보고 있는가? , 앞으로 어떤 축제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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