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소속감
외로울 수 있는 호주의 삶에서 어쩌면 나도 모르게 힘을 받고 있었나 보다
다름이 모여 공통의 관계가 되어가는 우리들
각자의 목표, 이유, 꿈 다른 것을 가진 우리는 여기서 그렇게 가족이 되어간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삶을 사는 우리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유랑자의 삶에서 가족이라는 말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가
잠시 거만했던 시기가 왔었다
왠지 모르게 모든 게 잘 풀리던 나의 호주 전반기 시절
남들과는 다르게 딱히 힘든 것 없이 나는 너무 좋은 사람들을 힘듦 없이 만나왔고 그로부터 더 커지는 나의 당당함은 어쩌면 사람들을 더 끌어모으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거만했던 나의 생각들
반강제로 휴식기를 갖다 보니 알게 되는 사실들
사실 정처 없이 앞만 보고 가느라 뒤어서 나를 서포터 해주던 사람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존심에 끝까지 부정하다가 결국 인정하게 된 나의 진정한 휴식기 이제야 보이는 나로 인해 상처 받았던 사람들 그럼에도 끝까지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
요즘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참 많이 받는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얼마 전 오해 아닌 오해를 풀게 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알려준 친구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도 그리고 무심했었던 나도 이런 시간을 갖는 것 자체도 좋았던 날이었다
서로의 관심조차 없이 끝나는 관계가 여기서는 너무 쉬우니깐 말이다
먼저 손을 내미는 것처럼 행동해주는 그들을 보며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중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힘차고 당당하게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던 이유도 사실은 든든한 나의 버팀목 같은 사람들이 있음에 가능했던 것을 잊지 말도록!
한국에 가신 분들도 호주에서 계속 길을 가시는 분들도 잠시 휴식기를 가지시는 분들도 각자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고들 있다. 각자의 불빛의 선명함이 모양이 특징이 크기가 다들 다르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빛을 내고 있다는 걸 잊지 않고 내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근데 그 와중에 찰리가 낸 저 불꽃 때문에 모두가 한참을 웃었었다 ㅋㅋㅋㅋㅋ
그날의 날씨만큼이나 행복하고 밝았던 우리가
결국 그날의 계절이 돌아오는 것처럼 좋은 시기가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조급한 마음을 다시 다잡고 힘을 내보는 걸로!
Ain in Melbourne
060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