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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lie Dec 05. 2023

[사색] 포화상태

2017. 2. 15


사소한 말 한마디, 무심코 던진 한숨

조심스러운 손길에도 기다렸다는 듯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아슬아슬하게 한계를 채우던 분노와 

슬픔과 좌절이 한꺼번에 쏟긴다.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린 감정들을 

내려보니 낯선 느낌이 든다.


저것들이 정말 내 것이란 말인가.


내 속을 꽉 채우고 있던 답답함이

바로 저것들이었단 말인가.

어떻게 저토록 많고 다양한 감정들이

내 속을 채우고 있었단 말인가.

나는 여태껏 아무 감정도 아무 의욕도 

아무 생각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철저히 스스로를 외면하며 살아왔는데

어떻게…… 저건 내 것이 아닐 것이다.

아니다…… 내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절대.




  나는 어디쯤에서 살고 있는 걸까.

  늘 이곳도 저곳도 아닌 곳에서

  발이 닿지 않는 길을 위태롭게 디디며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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