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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터뷰 Sep 24. 2020

당신의 페이보릿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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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이 단어가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왔고, 그래서 굉장히 진지해졌고, 취미를 넘어 일로 다뤄보자!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의미 있게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페이보릿 매거진이 탄생하게 됐죠.


 

페이보릿 인터뷰  (앞부터) 김남우, 김정현



페이보릿을 소개해주세요.


김남우: 페이보릿이라고 명하는 두 가지 장르가 있는데 매거진 하나가 있구요. 이 공간 명칭도 페이보릿이라고 하고 있어요. 출판, 매거진 영역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의미 있게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명확한 한 줄 설명이 들어가요. 매거진 시작할 때 딱 이 한 줄로 시작하거든요.


김정현: 공간에서는 페이보릿 스펠링 앞에 f를 하나 더 붙여서 ffavorite을 쓰고 있구요. 


김남우: 이 곳에서는 저희가 좋아하는 매거진, 술, 커피, 음료, 음악, 그리고 여기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을 진행하기도 하구요. 샵&스튜디오라고 설명은 하지만 시시각각, 다양한 기능을 하는 '카멜레존'같은 곳이에요. 


김정현: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좋아하는 거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이에요. 결국에는 저희가 안 좋아하는 거는 여기서 안 다뤄지거든요. 


이곳에 오면 좋아하시는 것들을 저희가 볼 수 있는 거네요. 


김남우, 김정현 : 그렇죠.


그럼 좋아하는 것들 좀 소개해주세요. 


김남우: 일단은 매거진을 만들다보니까 매거진 장르를 굉장히 좋아해요. 커버 하나하나가 아트웍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저것만 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보니까 그런 분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건 뭐지? 를 더욱 생각하고, 그렇게 하나씩 갖다놓고, 좋아하는 걸 찾고, 그러다보니 취향이 비슷한 분들과 계속 모이게 되더라구요. 인터뷰를 했던 사람들과 토크 행사를 같이 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인터뷰보다는 대화가 더 편안하게 흘러가게 되죠. 


김정현: 토요일은 아침마다 여기서 수업을 진행해요. 한겨레교육에서 주최로 하는 매거진을 만드는 수업이에요.  


그래요? 매거진 만드는 수업은 커리큘럼이 어떻게 되나요?


김남우: 수업의 목적은 나만의 매거진을 완성하는 거예요. 온라인 매거진이 아닌 오프라인으로요. 이게 10회차 거든요. 모든 제작물들이 똑같을 거예요. 기획을 하고, 그 기획에 맞춰 콘텐츠 구성을 하고, 그 콘텐츠를 가지고 어떤 글을 담을지 대략적인 섬네일을 잡고 작업에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타이트해요. 10주 과정으로 완성을 하는 게.


김정현: 일단 자기가 생각한 거를 콘텐츠로 정확히 표현해보는 게 중요하죠. 왜냐하면 머릿속에서는 될 것 같은데 하면 안 될 때도 있고 그게 생각만큼 표현이 안 되는 상황들이 많잖아요. 머릿속 열정은 넘쳐서 오시지만 막상 하다보면 생각보다 이게 힘들구나, 어렵구나, 이렇게 느끼시는데 그런 거를 같이 해결하는 방향과 구현하는 방법을 현실적인 면에서 같이 고민 해요. 서로의 작업을 나누기도 하고요. 


김남우: 어찌됐든 제작에 대한 이해가 있게 되면 더 멋진 기획을 할 수 있고, 현실적인 기획을 하고, 제대로 된 요구를 할 수 있으니깐요.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두 분이 매거진을 시작한 계기는 어떤 거예요? 

수업에서 매거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궁금하고요.


김남우: 맞아요. 그게 제가 수업을 할 때 제일 먼저 질문하는 거예요. 왜 책이 아니라 매거진을 만들고 싶어 하냐 인데, 저도 궁금한 부분이거든요. 저희가 매거진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말씀 드린다면, 회사에서 저는 그래픽 쪽 디자인을 했었고, 정현이는 영상 쪽 활동을 했었는데 상업적으로 디자인을 하는 프로세스는 가장 마지막 단계예요. 앞단에서 기획이 잘 되고 멋들어진 것들이 있으면 그것을 더 멋있게 비주얼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인거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인데 아쉬움이 좀 있었어요. 직접 생산해내고 싶고, 직접 메시지를 내고 싶다는 아쉬움이요. 그리고 만들어진 결과물들은 수명이 짧아요. 휘발되죠.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고민들이 들어갔는데 갈수 있는 기한은 금방 바뀌고요. 발 빠른 트렌드에 맞춰야 하니까요. 메시지를 직접 내고 싶고, 그런 메시지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람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형태를 취하려면 뭘 할 수 있지? 디자이너니까 책 하나 정도는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매거진을 만들어 볼까? 여기서 저희가 매거진을 선택한 이유는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김정현: 평소에 잡지는 관심 있고 좋아했던 부분이 있었으니까요. 아무래도 디자이너이다 보니 시각적인 것에 대해서 민감하거나 예민한데, 잡지들이 그런 인풋을 주니까 많이 보긴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훨씬 익숙한 부분이었죠. 


김남우: 꽤 괜찮은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 때 당시가 독립출판 문화가 생성될 때쯤이었어요. 그 문화가 되게 재밌었어요. 기존에는 책이나 매거진을 아무나 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내더라고요. 

정현이와 저는 평소에도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일을 하는 스타일인데, 주변에는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웬만큼 돈을 벌면서도요.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니 다들 뭐가 있는지를 잘 몰라서 못 즐기는 게 1순위더라고요. 그 다음은 귀찮아서구요. 확 꽃이는 게 있다면, 좋아하는 게 있다면 귀찮음을 넘어설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알려줄 수 있는 매거진을 만들어볼까? 이렇게 됐어요. 그리고 매거진 이름을 짓는 중에 누군가가 '페이보릿' 어때? 하는데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그 단어가 저에게 굉장히 진지해졌고, 가볍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생각이 점점 들다보니까 아예 취미를 넘어 일에 대해서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가 직장생활 10년차였거든요. 이 단어 때문에 진짜 용단을 내려야 되나? 그렇게 정말 미쳐있는 상태에서 매거진을 하게 됐어요.  



김남우: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에게 제일 먼저 왜 책이 아니고 매거진을 만들고 싶으세요? 라고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답변하시는 것 역시 지속성이에요. 꾸준함. 책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총 망라해서 딱 한 권에 압축해서 만들어 내야하는 부담감이 있잖아요. 


김정현: 확실히 하나만 좋아하시는 분보다 이것저것 관심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야기도 이런저런 것들을 담고 싶어 하고. 그런데 책은 아무래도 구성 자체가 왔다 갔다 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죠. 잡지는 조금은 접근성이 낮아 부담을 덜 느끼시고, 이것도 다루고 싶고 저것도 다루고 싶고 할 때 좋은 매체인 것 같아요.


김남우: 보통 책 만드는 것보다 매거진 만드는 게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김정현: 그런데 해보면 사실 더 어렵거든요. 


김남우: 그래서 다들 지금 후회하고 계세요. 책 만들걸 왜 매거진 만들었을까. (웃음) 

 

잡지를 보면서 이분들은 정말 좋아서 이 일을 하고 있구나- 이런 게 느껴졌어요. 


김남우: 아마 저희 모습보다는 인터뷰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여서 그랬을 거예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전달자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것이거든요. 실제로 인터뷰를 하다 보면 그 분들이 너무 부럽기도 하고요. 대단하다고 느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물어봐요.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건데, 그럼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지 아닌지를 어떻게 아냐-. 그런데 그게 사실 명확해요. 만나러 가보면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게 느껴져요. 인터뷰 중에도 내가 좋아하니까 '굳이' 이렇게 하는 거다.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과 모습이 와 닿더라고요. 실체도 없이 시작했던 매거진이 한 권, 두 권 쌓이다 보니까 알고 계신 분들도 생기고, 심지어 어떤 분은 인터뷰하러 가면 언젠가 올 줄 알고 있었다 하신 분도 계시구요. 너무 감사하죠. 생전 처음 뵙는 분하고 매거진을 만든다는 안전장치로 서로의 생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두시간정도 서슴없이 이야기하게 되요.  그 순간들이 사실 너무 감사해요. 내가 너무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의미 있는 일들이고 좋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을지로는 어떻게 오시게 된 거예요?


김남우: 3호까지는 저희가 카페를 전전하면서 작업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작업실도 필요하고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보니까 매거진으로만 풀어내는 게 또 아쉽더라구요. 현실적으로 광고 수익도 없이 판매로만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그래서 콘텐츠를 매거진으로만 소비하지 말고 더 다양한 것들로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을지로에 술 먹으러 왔었는데 을지로에 이런 공간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독립서점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 그 타이밍이기도 했구요.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서 인쇄 때문에 을지로를 자주 들락거리기도 했거든요. 그런 곳에 이런 공간들이 생긴다는 게 더 반갑기도 하고, 한남동이나 이런 곳처럼 비쌀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게 두 번째 홀릭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매거진에 홀릭 됬었다면 다음에 을지로에 홀릭이 된 거죠. 


김정현: 뭔가 기성공간이라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예상치 못한 형태의 곳들이 몇 군데 있어서 뭔가 재미있었고, 현실적으로도 가능하겠다 생각이 들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알아보는 데만 반년은 걸린 것 같아요. 


김남우: 정말 을지로의 골목을 다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힙지로 하면 을지로 3가 쪽을 많이 얘기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3가 쪽을 많이 봤다가 돈을 많이 들일 생각은 없어서 우리는 구조가 재밌는 곳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조는 돈으로도 바꾸기 힘드니까요. 


김정현: 그렇게 우연히 여기를 발견하게 되고나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았지만 결국 이곳으로 하게 됐죠.


이 공간도 직접 꾸미신 거예요?


김남우: 네. 그렇지만 다시는 안 할 거예요. (웃음) 진짜 셀프인테리어를 하게 됐어요. 전기, 수도, 철거 이런 전문적인 것 빼고는 저희가 직접 했어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게 책이랑 물이잖아요. 그것들을 여기까지 들고 오면서 그 때 깨달았어요. 내가 정말 이 일에 미쳐있구나.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이유가 돈을 아끼려는 게 큰 건데 결과적으로 돈도 못 아꼈어요. 계약하고 4개월이나 걸렸거든요. 월세가 그만큼 드는 건데 장사를 할 마음이 있다면 사실 그러면 안 되는 거죠. 아무래도 저희가 처음이다 보니까 그런 계산이 없었던 거예요. 몸은 몸대로 축내고, 시간은 시간대로 들이고, 돈도 못아끼고 남는 건 다시는 하지말자는 교훈이었죠. 아무래도 여기가 을지로다보니까 셀프 인테리어를 하다 뭐가 없으면 바로 나가서 사올 수 있는 건 좋았어요. 비록 온라인이 더 저렴하긴 하겠지만.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확실히 구조도 특이하고요. 마당도 있고  들어와서 보는 을지로의 뷰도 굉장히 좋네요. 


김남우: 낮과 밤의 무드가 굉장히 달라요. 여기 창이 넓잖아요. 낮에는 햇빛에 의존해서 공간이 밝혀지고 밤에는 주변 빛이 없어서 온전히 네온 빛으로 빨갛게 바뀌어요. 그럼 술 먹기도 너무 좋죠.



 

좋아하는 것을 다루고 계시고, 취향이기도 할 텐데요. 두 분은 좋아하는 것이나 취향이 잘 맞는 편인가요?


김남우: 전반적으로 잘 맞고요. 각자가 잘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김정현: 저희가 꼭 똑같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큰 느낌은 같되 각자 누리는 게 있어야지 서로 다른 시선도 나누게 되구요. 이런 건 어때? 이렇게 서로 제안할 거 제안하고 접할 거 접하면서 웬만하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어요.


김남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가 먹을수록 취향을 벗어나는 게 어려워져요. 취향을 좀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 벗어나는 지도 모르겠고요. 그럴 때  내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것을 경험해보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요즘에 저는 취향 안에 머무르지 않고 내가 모르는 것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 좋아요. 매거진을 만들면서 어쨌든 다양한 안테나를 계속 켜놓고 있어야 되거든요. 

 

인터뷰를 보면 항상 끝에 ‘당신의 페이보릿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하시던데, 두 분의 페이보릿은 무엇인가요?


김남우: 아~ 언젠가 이런 질문을 제가 받을 줄 알았어요. (웃음) 저희도 그 질문을 하지만 사실 어려운 질문이거든요. 다들 부담스러워 하시기도 했구요. 생각이 바뀌더라도 그 상황에 떠오르는 걸 얘기해야 되요. 


김정현: 넘버원을 이야기한다기 보다도 그 상황에 딱 꽂혀 있는 거를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웨이브’라는 단어를 좋아하거든요. 이미지로도 좋고. 올라가면 항상 내려가고 내려가면 또 올라가는 의미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웨이브.


김남우: 저는 진지한 거 하나랑 가벼운 것 하나가 떠오르는데, 가벼운 거는 평소에 땀 흘리는 거를 좋아해요. 운동하는 거를 좋아해서 하루에 한 번이라도 땀을 안 흘리면 뭔가 찝찝하고 그래요. 땀 흘리는 느낌과 땀을 흘린 이후의 느낌도 좋아요. 그래서 최소 하루에 한 번은 땀을 흘리게끔 해요. 그리고 진지한 거는 제가 ‘연’을 믿어요. 저희도 연이 다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사람뿐만 아니라 일, 물건에 대한 연, 다 이렇게 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게 다가왔던 연은 다 감사히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을 해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연’들이 있을까? 이런 걸 항상 기대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연’이라는 단어가 항상 좋아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페이보릿은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나요?


김남우: 우선 편히 들어와주시는 거를 바라고 있어요. 들어오실 때 머뭇머뭇 하시는 경우가 있으시거든요. 저희가 상시 오픈하지는 않다보니까 초대돼서 올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김정현: 편하게 오셔서 좋아하는 것들이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왔는데 뭔가 재밌는 게 많네- 내가 좋아하는 게 많네- 이렇게요. 여기서는 그런 인풋을 받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사실 창작자에 비해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지진 않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진입장벽이 낮고 여기 와서 뭔가 재미있는 거를 알게 되는 공간이길 바라고 있어요.


김남우: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갖다 놓았는데 그것들을 와서 한 번씩 봐주시면 좋죠. 사실 서점에 가면 잡지 같은 경우는 대게 비닐로 꽁꽁 싸여있어서 볼 수 없게 해놨거든요. 그게 저는 너무 답답해서 여기서는 다 오픈시켜 놨어요. 맥주, 와인, 커피 등 준비된 음료와 같이 저희가 큐레이션 해논 매거진들 한 번씩 펼쳐보시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하시고, 음반도 있으니 "한번 틀어봐 주시겠어요?" 편하게 요청도 해주시면 또 그렇게 새로운 연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편하게 관심 가져 주시고, 편하게 와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앞으로 페이보릿의 계획은 뭔가요?


김남우: 영역을 나눠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f가 하나인 것과 두 개인 페이보릿으로 나눠서 서로 공존을 하고 있고,  처음으로 단행본이 나올 계획이 있어요. 출판사로서 매거진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재미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책으로 또 만들어보려 하고 있고요. 그렇게 쌓이는 콘텐츠들을 책이 아니라 유튜브 같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라도 공유를 할 생각이에요. f가 두 개 들어가 있는 페이보릿은 공간에 대한 명칭이기도 하지만 브랜드로서 좀 더 발전시켜나가려고 해요. 그래서 두 개의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게 하는거죠. 매거진을 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지속’이잖아요. 지속하기 위해서는 진짜로 돈이 필요하거든요. 지금 저희가 그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정말 지속할 수 있을만한 역량이 되는 팀이냐 아니냐를 스스로도 판단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기요. 


김정현: ff 두 개의 페이보릿은 궂즈 형태뿐만 아니라 브랜드로서 더 나아가려고 해요. 저희가 인터뷰 했던 곳들이 다 다른 감각에서 본인만의 시그니쳐를 만들고 계셨어요. 그래서 보다, 만지다, 먹다 이런 '오감 프로젝트’ 로 콜라보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있어요. 총알만 장전 되면 하나씩 쏠 수 있게끔 이런 생각들을 장전해 놔야 될 것 같아요.



을지로에서 좋아하는 곳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OO루>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해서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을게요. 세운상가 근처에 있는 오래된 짜장면 집인데 가는 길도 신기하구요. 창문을 열면 을지로 풍경을 보면서 짜장면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가격도 저렴하고 평범하지만 맛이 있어요. 주인 아주머님 성격도 굉장히 좋으셔서 애정하는 곳이에요. 


<O커피>

여기도 역시나 사장님이 너무 좋으시구요. 겨울에 셀프인테리어 할 때는 저희가 춥고 배고프다고 했는지 메뉴에도 없는 라면을 끓여주셨어요.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매거진 수업을 듣는 분들이랑 한번은 꼭 가서 쌍화차라도 먹곤 해요. 옛날 다방 같은 곳이거든요. 애정 하는 곳이라 여기도 사실은 안 알려졌으면 하네요. 자연스럽게 오가면 좋은데 어디 소개라도 돼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그 공간을 소비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흐름이나 속도가 아무래도 편해지지 안잖아요.


<세운상가 3층 데크>  

아무래도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야겠네요. 종로3가 12번 출구로 나와 가지고요,  광장 방향으로 온 다음 세운 데크로 올라가 을지로 풍경을 한 바퀴 쫙 둘러보는 것. 이걸 진짜 추천 드리고 싶어요. 그 풍경을 쭉 보시면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드실 거예요. 이쪽과 저쪽의 뷰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한 쪽은 이미 철거가 돼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다른 이쪽은 남아있고. 새로운 공간이 많이 생겨나는 동시에 여전히 생계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요. 굉장히 신기한 모습이거든요. 이 모습을 데크에 올라가야지만 볼 수 있어요. 3층에 가시면 좋은 곳도 많으니까요. '호랑이 카페' 같은데 가서 라떼 한잔 들고 쭉 돌아보는 것. 잘해 놨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이_  김남우, 김정현

취 재_  길수아, 홍주희

글&편집_  홍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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