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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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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원 Dec 31. 2020

전지적 매니저 시점

관찰예능이 흥하기 시작하면서 홍수처럼 관찰예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관찰예능이란 무엇일까? 관찰예능이란 제작진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면서 출연자의 모습을 관찰 카메라로 촬영한 예능이다. 제작진이 특별하게 프로그램 계획을 짜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출연자들에게 주제나 소재, 미션 등을 전해주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오롯이 카메라에 담아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찰예능이 갑자기 등장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아마도 오로지 경쟁과 게임으로만 웃음과 재미를 유발하는 리얼버라이어티로부터의 누적된 피로감으로부터 오지 않았나 추측한다. MBC 대표 관찰예능으로는 ‘나혼자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전지적 참견 시점’이 가진 타 관찰예능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매니저의 시선으로 출연자를 관찰한다는 것이다.


오마이걸 매니저에게 오마이걸이란..?


24시간 연예인을 모니터링하는 CCTV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점은 기존의 관찰예능과 비슷하다. 하지만 매니저의 시선으로 관찰한다는 점은 분명하고 참신한 전지적 참견 시점만의 차별점이다. 기존의 관찰예능은 연예인이라는 존재가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연예인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나가는 데에 있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은 매니저의 시점으로 연예인을 바라보면서 매니저들만이 관찰할 수 있는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한다. 덕분에 연예인에 관한 폭로와 제보를 들을 수 있는 시청자들은 더 큰 재미를 느낀다. 최근 131회에서 김성령의 매니저에 의해 김성령의 일상이 공개됐다. 김성령 매니저의 “누나의 평소 모습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형님 느낌’이다”라는 제보 한 마디에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털털한 형님으로 탈바꿈됐다. 김성령이 보여준 생리얼의 모습에 걱정이 된 송은이가 방송에 나와도 되냐는 질문을 했는데, 김성령은 털털한 형님답게 "제가 아이돌도 아닌데 상관없다."며 맞받아쳤다.


매니저는 김성령의 건망증에 대해 "자주 다른 말을 하고 자주 까먹는다. 그래서 뇌 영양제를 먹는데 그거 먹는 것도 까먹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사실 시청자와 연예인은 사실 제 3자, 거의 남에 가깝다. 하지만 매니저와 연예인은 다르다. 그들은 가족보다도 훨씬 많이 붙어 다니며 서로를 의지한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매니저가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때로는 장난 가득하기도, 따뜻하기도, 애정 어리기도 하다. 매니저와 연예인 둘 사이의 인간적인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서로의 시선에 시청자들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김성령 편에서는 매니저의 거침없는 폭로에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들의 두터운 사이가 느껴졌다. 김성령의 “누나가 언제까지 일을하든, 우리 함께 하기를...!”이란 클로징 멘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누군가에게 맡긴다는 것, 심지어 그 삶을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은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깊은 우정과 사랑이 가득하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기에 충분했다.


하와이로 화보 촬영을 갔을 때 물에 빠진 매니저를 김성령이 구해준 적이 있다고 한다. 이때 그는 알았을까? 그는 목숨을 담보로 종신 계약하게 될 줄을...


연예인도매니저도시청자도결국 사람이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 포맷 자체의 불가피한 문제점은 매니저들은 과거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방송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광희 매니저의 과거 논란이나, 이승윤 매니저의 빚투 논란같이 심심치 않게 매니저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또한 방송의 영향력이 강하다보니, 매니저들이 해당 연예인들과 결별하면서 퇴사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한다. 자칫하면 시청하는 시청자도, 출연하는 연예인도, 그리고 매니저도 모두 상처받을 수도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란 프로그램이 사람의 눈으로 사람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사람 때문에 생기는 문제야 어쩔 수 없이 생기긴 하지만, 제작진들은 출연진들에 대한 더 신중하고 철저한 검토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상처를 주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거 같다. 결국 프로그램은 사람을 위한 것이니깐 말이다. 앞으로 더욱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연예인과 매니저들을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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