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하 Dec 08. 2020

대알못 엄마들에게 29: 수능 결시율과 수시의 관계

수시에서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올해 (또) 수능결시율이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작년 수능결시율이 10%를 넘었다고 난리가 났었는데, 올해는 13%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지원자 49만 명도 충격인데, 6만 명 이상이 시험을 보러오지 않아서, 응시자수는 42만 명대로 떨어지고 결시율은 13.17%라고 합니다. (현재 공개된 것은 국어, 1교시 기준뿐입니다) 




수시 지원한 학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수시는 수능시험의 결과 중 최저학력기준만 보는데 그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등급으로만 보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결시율이 높으면 등급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1000명 중 1등급은 40명이지만, 100명 중 1등급은 4명뿐이니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결시율이 정말 중요합니다. 


난이도는 평이했다는 것이 현재까지 나온 사교육기관들의 평가지만, 이와는 별개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 많은 학생들이 조마조마 걱정하고 있습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수시에서 학생을 선발하는데 활용되는게 아니라 자격기준입니다. 


보통 얘기하는 특별한 자격기준, 예를 들면 농어촌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만 보는 전형과 비슷합니다. 


이 자격기준을 갖춰야 비로소 평가를 받을 수 있거든요. 평가요소를 모두 만점 받았다해도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수능최저만 맞춘다면 평가점수가 좀 낮아도 승산이 있는거지요. 




웬만한 중상위권대학에선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수시에서도 꽤 큽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걸어놓으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넘기지 못하거나 수능시험을 아예 안본 학생들은 1~3학년까지 모든 과목 1등급이라해도 합격하지 못합니다. 


논술전형은 전형진행자 입장에선 많이 허탈합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걸려있으면 결시율이 꽤 높거든요. 


원서접수하는 시기에는 남은기간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최저학력기준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는데, 막상 수능시험을 보고나니 수능최저학력기준 맞추는게 불가능해보이면 결시를 하거든요. 


보통 결시율은 30%정도로 생각하는데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대학은 70%정도까지 될 정도로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아마 올해는 수능자체를 안본 학생들이 꽤 될테고, 코로나 때문에 함부로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니 (걸러지는 대학)  논술 결시율이 더 낮아지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기껏 공들여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학생을 뽑아놨는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못맞춰 떨어지는 학생들이 종종 생깁니다. 


정량으로 평가했을땐 이정도로 아깝지 않은데, 종합전형처럼 여러사람이 오랜 시간 공들여 뽑은 학생이 아예 자격기준도 안된다고 하니 너무 아쉽습니다. 




마침 교육부에서도 수능최저학기준을 완화하거나 없애면 혜택을 주기도 하니까 이래저래  이심전심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를 아예 안보는 학교들이 늘어갔습니다. 


그렇다보니 중위권정도 되거나 중상위권이지만 중위권 정도 대학으로 만족하겠다 하는 학생들이 올해 대거 수능시험을 안본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번 말씀드렸지만 저희대학도 수능최저를 보지 않는 전형이 꽤 많아서 비슷한 문의가 많이 왔거든요. 수능최저없는 전형들만 지원한 학생들, 혹은 별로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대학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보니 한번 시험이나 볼까 했던 학생들이 과감하게 수능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쉽게 상상되시잖아요. 




사실 수시에서는 수능시험 결과를 등급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낮추거나 없애는 학교에게 혜택을 주었던 이유는 수능시험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거꾸로 수능시험의 영향력을 높여놓은 것 같은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물론 세상사 당연하지만 나쁜 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거꾸로 수능최저를 맞출 수 있어 평가점수는 낮았지만 선발되는 학생들도 꽤 나올거 같아요.


수능시험(보통 정시러라고 부르더라구요 ㅎㅎㅎ)을 위주로 수험생활을 했던 학생들에게 무조건 다 유리해졌을까요?


그것도 아니예요 사실 


수능시험을 잘 봐서 수시에서 기회를 잡았던 학생들 숫자가 줄어들거같아요. 




예를 들면 저희 대학은 그동안 수능최저가 있는 종합전형에 대해서는 수능점수 발표가 나온 이후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하고 수능최저를 맞춘 학생들만 대상으로 면접을 봐왔습니다. 


그래야 진짜 저희 대학에 올 수 있는 학생을 뽑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수능최저를 맞춘 학생들만 대상으로 면접을 볼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로 수능시험이 2주 미뤄져서 도저히 일정이 나오지 않아 올해는 1단계 평가 점수만으로 면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학생들도 본인이 수능최저를 맞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을 볼거구요. 


원래였다면 평가점수는 다소 낮지만, 수능최저를 맞춰서 2단계 면접 대상자가 될 수도 있었던 학생들이 면접기회를 아예 잃게 됩니다. 


워낙에 뛰어난 학생들이니 물론 정시를 최우선으로 달려온 학생들이겠지만, 면접볼 기회자체를 얻을 수 없었다는게 아쉽지요. 특히 이런 학생들은 내신받기가 어려운 경쟁치열한 학교 학생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세상사가 다 그렇듯 유불리가 명확한 일은 없습니다.  


올해는 이렇게 그동안과는 다른 종류의 희비가 많이 엇갈릴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대알못 엄마들에게 30: 정시상담의 골든타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