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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하 Dec 22. 2020

대알못 엄마들에게34. 수시합격발표 FAQ

수시 문서등록과 본등록

오늘은 수시합격발표 중에 문서등록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문서등록이 무슨 말인지 생소하시죠




문서등록은 수시모집 합격자가 그 대학에 등록하겠다라고 서약했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수시예치금이라고 등록금 비슷하게 30만원 정도를 대학에 납부했던 것을 재작년부터 없애고 0원으로 수시등록을 하게 되면서 생긴 용어입니다. 




등록은 학교에 다니겠다고 의사표시를 한다는 의미인데요, 일반적으로는 등록금을 냄으로써 의사표시를 합니다. 


그런데, 등록은 정식등록(본등록이라고 부릅니다)은 정시합격생들부터 시작합니다. 


수시학생들은 임시로만 등록하게 되어있어요. 




지금은 수시가 대학입시의 메인이 되었지만, 사실 대입의 메인은 정시였습니다. 


공식적인 대입시험인 수학능력시험으로 뽑는 정식입시가 정시인거지요. 


수시는 정식입시에서 뽑을 수 없는, 조금 다른 학생을 그야말로 수시로 뽑는다는 의미로 만든 입시입니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거구요. 수시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런 개념들이 좀 엉망이 되긴 했지만요. 




암튼  수시합격생들은 합격을 해도 실제 등록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개의 대학만 선택해야하니 예치금이라는 것을 미리 지불해서 이 대학에 앞으로 등록하겠다는 약속을 하는거지요. 그리고 정시최초합격자들이 등록할 때 같이 등록금을 내면서 본등록을 완료합니다.




예치금이라고 약속하는 의미로 30만원씩 받다보니까 학교의 재무관계가 엉망진창이 되는거지요. 


말 그대로 예치금이니 실제로 학교수입으로 들어올 수 없는 금액입니다. 


그렇다고 실제로 등록할 때 그 금액을 다시 되돌려주고 등록금 전액을 다시 받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래서 예치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본등록에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놓고보니 교육비납입내역이 엉망진창이 됩니다. 


전액장학생도 문제가 되구요, 


외부(특히 부모님 회사에서 교육비지원해주는 경우) 장학금을 받는 경우 자잘하게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수시인원이 적을 땐 금방 해결이 가능해서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수시 비중이 70%~80%로 늘어나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기도 하고 그 문제가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예치금을 받지 않을 순 없을까 고민하다 나온 방법이 등록의사만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게 문서등록이구요. 




수시 합격자의 경우 합격발표 화면에서 버튼을 따라가면 등록화면으로 연결됩니다. 


그 화면에서 등록하시겠습니까? 네를 누르면 등록이 끝납니다.




예치금을 받기 위해선 학생 개인별로 가상계좌를 연결해서 입금을 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아봐야합니다. 


입학처-재무팀-전산팀-합격관리시스템업체-은행 까지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이 모든 상황을 알 수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예치금을 0원으로 하고 나니 제가 합격관리시스템에서 실시간 상황만 파악하면 되는거예요. 신세계였지요 




학부모, 학생들도 너무 쉽게 등록과정이 끝나니 편할거 같았는데, 거꾸로 불안해하고 놀라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많이 합니다. 등록된거 맞냐구요


저희가 등록여부를 알려드릴 필요도 없이 등록증 같은 양식을 바로 출력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불안하시면 그거 인쇄해놓으시면 됩니다. 


전화주셔도 괜찮구요.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이렇게 문서등록만 하고 본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본등록은 말 그대로 진짜 등록입니다. 그러니 본등록을 기간에 맞춰 하지 않으면 문서등록은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에이 말두 안되 하실 수 있지만 본등록 마감이 4시인데 2시까지도 등록하지 않는 문서등록자들이 20명 가량 있었습니다. 전화를 돌려보니 대부분 본등록이 따로 있는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구요. 


해마다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정말 작년에 정말 실수로 본등록기간에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가 결국 생기고 말았습니다.  


문서등록을 했다는 것은 우리 대학만 등록을 했다는 의미인데다 수시합격기록이 있으니 정시에 타 대학을 지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본등록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큰 결단입니다.


보통은 재수를 하거나 해외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대학에선 등록마감 두어시간 전부터는 일일이 확인합니다. 


한 학생이 저희 전화를 끝까지 받지 않길래, 우리학교 포기하나보다 하고 그 자리는 정시에 넘겼습니다.


수시충원기간에 빈자리는 해당전형 해당모집단위 예비번호 학생에게 자리가 돌아가지만 이렇게 문서등록을 해놓고 본등록을 안할 경우 수시충원기간이 이미 다 끝난 시점이니 그 빈자리는 정시의 해당 모집단위 일반전형 학생에게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2월 셋째주 쯤에 연락이 왔습니다. 등록방법을 알고싶다는거예요. 


합격자발표 들어갔는데 검색도 되지 않고 어떻게 등록해야되냐고 따지더라구요. 오히려.ㅎㅎ




지금은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대체 왜 본등록기간에 등록을 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저희 대학 학사공지를 보고 재학생들의 등록기간을 자신의 등록기간이라고 생각하고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분명히 합격자유의사항에 빨간글씨 볼드로 본등록 하시라고 강조를 했는데, 왜 엉뚱한 사이트에서 엉뚱한 공지를 본건지 참.. 


하지만, 어째요. 이미 지나간 일인 것을... 구제방법이 없어서 결국 그렇게 끝났습니다. 




사실 입학처 홈페이지와 대학의 정식 홈페이지는 대부분 대학이 분리를 해놨습니다. 입학처 홈페이지는 외부인이 보는 페이지이고, 대학의 홈페이지는 홍보부분만 제외하면 내부인만 보는 페이지니까요. 주소도 다르고, 관리하는 회사도 다릅니다. 


대학에 대한 자료조사가 아니라면 대학교의 정식 홈페이지에서 보는 공지는 절대 수험생 대상 공지가 아니라는 것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그냥 그 아이가 특수한 경우겠지요.....또 그런일이 일어나진 않겠지요)




쓰기 시작할땐 글이 너무 짧아질까 걱정이었는데 막상 쓰고나니 길어졌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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