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학력양극화가 시작된걸까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교육에서 예상했던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와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심화되었다라고 하는데요.
전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국어는 사교육에서 예상하기엔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학생들에게는 많이 어렵게 느껴졌던 것으로 결과가 나왔어요.
표준점수는 표준편차까지 반영해서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예요.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집니다.
올해 국어의 표준점수 만점은 144점입니다. 표준점수 만점이 140점만 넘어도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작년 국어 표준점수 만점이 140점이었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분들은 올해도 조금 어렵긴 했지만 140점 정도의 수준으로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2020학년도와 비슷할 것이다라고 의견을 낸 것 같아요.
사실 평이하진 않았는데, 아마 언론에서 작년과 비슷하다=평이하다 정도로 해석하고 그리 보도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해석이 분분합니다.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을 하는 분도 계시구요.
그런데 전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시험 인원이 많이 적어지기도 했고, 수능시험을 포기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 학생들이 대부분 하위권일 것 같아서 전체적으로 표준편차가 많이 줄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고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게됐어요.
수능 응시를 포기할 수 있는 학생들은 중간층 학생들인 것 같아요.
학생부종합전형만으로도 갈 수 있는 대학과 수능시험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이 비슷한 학생들인거지요.
학생부를 놓지 않은 학생들인데, 수능시험공부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서 수시에서 수능최저가 없는 학교를 지원한 학생들이겠지요.
보통의 학생들은 학생부와 비슷하게 수능성적을 받습니다.
그런데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훨씬 많으니까(높으면 80%인 학교도 많아요) 학생부를 좀 더 선순위로 두는 것입니다.
수능시험을 선순위에 두는 학생은 최상위권이거나 혹은 3등급 중반 이후의 학생들입니다.
최상위권은 수능은 그냥 단 한번의 시험이니까 혹시 학생부보다 잘 나올 수 있으니까 계속 열심히 하는 거지요.
3등급 중반 이후의 학생들은 수능밖엔 길이 없어 수능에 올인합니다.
그 중에서 3등급대 학생들은 학생부를 놓은 아이들이 아닙니다.
공부를 계속 하고 있는 학생들인데 생각보다 학생부가 잘 나오지 않으니 수능으로 중심을 옮긴거지요.
3등급대까지는 대부분 과목의 성적이 비슷한 경향이 있는 것을 보면 끊임없이 공부를 하는데, 생각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아이인거지요.
이렇게 최상위권과 3등급이후의 아이들이 수능시험을 응시한거지요.
그러니까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층은 2등급중반~3등급초반정도의 학생들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이 정도의 학생부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 중에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이 꽤 되거든요.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최저를 보지 않는 대학이 많습니다.
그동안도 이 학생들은 수시에서 대부분 합격을 결정지었으니까 정시에 원서접수도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정시올인하는 학생들의 경쟁자가 되진 않았던 층입니다. .
올해는 수능시험만 치르지 않은거지요. 그래서 결과에 누락되어있는거구요.
그래서 사실 큰 변화가 없을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성적을 받고보니 이들이 모수에서 빠지면서 성적자체에 영향을 준다는걸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것 같아요.
수능시험성적자체가 모두 상대평가로만 되어있습니다.
표준점수도 평균에서 떨어진 거리를 알려주는 점수니까 결국은 상대적인 위치잖아요.
중상정도의 학생들이 빠진 상태에서 매겨진 성적표라 이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영어 1등급 인원을 봐도 분포가 비슷합니다. 1등급 인원이 엄청 올라갔잖아요.
절대평가여서 더욱 노골적입니다. 90점 이상만 받으면 1등급인데, 12.66%(5만3053명)가 1등급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도 7.43%로 1등급이 너무 많으니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난리였는데, 올해는 거의 두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수능 영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래 1등급 비율이 최고라고하네요.
2등급, 3등급을 받을 아이들이 대거 빠져나가버리니 상대적으로 1등급이 많아 보이는것같습니다.
물론 난이도 문제도 있겠지만, 중간층 학생이 시험을 안봤으니 더욱 눈에 뜨이는 것 같아요.
결국 학력의 양극화라기보다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좀 더 학생들의 분포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요.
점차 정시의 비율이 높아지만 당연히 이 현상이 줄어들거예요.
지금은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많으니 학생들의 선택권이 없습니다.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의 입장에선 학생부를 선택해야합니다.
3~4배 많은 인원을 수시에서 선발하니까요.
하지만 수시, 정시의 비율이 비슷해져서 학생부와 수능 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순위로 두는 중상위권 아이들이 생겨나겠지요.
이렇게 변화된 표준점수가 2021 정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좀 더 생각해본후 써볼께요.
중상위권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아 영향을 받는 학생들이 어떤 학생들일까... 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