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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 Dec 24. 2021

'혼자'라는 것!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1인 가족이 늘어나는 요즘 시대, 2015년부터 혼자가 되었으니 횟수로는 7년 차, '나 홀로족'이 되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혼자 사는 것은 정말이지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적응이 완전히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혼자 살면 무한정 자유롭고 좋을 줄 알았다. 날개 달린 큰 새가 파란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처럼 신나고 행복할 줄만 알았다. 누군가의 아내로, 며느리, 엄마로 책임의 짐을 어깨에 잔뜩 짊어지고 대형교회에서 수년 동안 봉사해 온 구역장이자 집사로서 주변인들에게 모범적인 바른 엄마의 모습으로 본보기를 보여야 했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뻔한 이치이지만 자괴감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그렇게 강요받으며 살아오다가 혼자가 되니 자유는 커녕 오히려 길을 잃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고장난 내비게이션 같았다.

두 팔 다리가 멀쩡한 건강한 대한의 아줌마가 하루 삼시 세끼도 못 챙기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 기본적이고 쉬운 일상이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들이 되었다. 주체할 수 없는 시간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멘털붕괴의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마음에 와닿는 정답은 없어 보였다.


"너, 자신을 위해 살아!"

"인생을 즐기며 살아!"


비슷한 조언들을 해주었지만 그 의미조차 정확히 간파할 수 없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그 뜻을 제대로 알고나 쓰는 말이야?'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는데 정답 같은 정답을 알려 주는 사람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책을 읽고 읽어도 답은 없었고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정말 이런 단순한 질문의 답을 분명히 말하는 사람들이 왜 없단 말인가, 독신자들의 위한 거주공간의 효율적인 분배, 셰어 하우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도 있었고  당시에는 그 프로를 좋아했다. 그런데 사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길잡이라기보다 평범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의 프로에 가까웠다.  범하지 않은 경제적, 조건 속에서 여유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연예인식의 문제풀이집 같았다


아무튼 수년을 두 아이의 교육과 삶에 집중하느라 아무것도 모르는 40대 아줌마가 다수를 책임지는 삶을 살다가 내 한 몸만을 책임지는 환경에 놓임에도 불구하고 더  무겁고 더 아프게 살아야 했나보다.


'누가 좀 알려다오! 제발'


대부분 술을 마시 거 난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자유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그것을 자유로움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지만 솔직히 행복해 보이지 않았고 그래 보이고 싶어하는, 그래야 더 멋져 보이지 않을까 싶어 더 그런척 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 차라리 묻지 않기로 했다.


답을 얻지 못함은 정말로 답을 모르는 것이고  답을 모르는 이유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 들어서인지도 모른다. 가족을 잃었을 때. 가족이 반만 남게 되었을 때 자기 자신도 같이 잃어버려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생각할 틈도 시도조차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도 생각하다 생각하기를 포기하 고대 다수의 남들을 따라 하는 삶을 살고자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시간의 경과로 인한 것인가, 아니면 나이를 들어 생긴 콩알만큼이나 작은 연륜 때문이었을까.

7년이 지나니 답이라고 할 정도의 맘에 드는 답이 마음 안으로 들어온다. 그 답은 세월이 알려 주었다. 시간이 알려주었다. 나에게만 최적화된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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