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타운홀미팅 경청 주장 논리 취향 성향 확증편향 사람 진실 진솔 신뢰
토론討論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한다는 뜻이다.
가끔 미국 CNN이나 CBS 뉴스를 보다 보면, 전문가들이 나와서 정치나 국제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곤 한다. 패널 대부분이 사안에 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상식 수준에서 자신들의 전문적 식견에 기반한 분석력을 보여준다. 인상적이다. 우리나라 TV나 라디오에서 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주장과 취향을 구분하고 논리를 제시하는 정도라면 비슷한 수준일 텐데 논객 중에는 자신의 주장이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오남용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간단히 얘기하면 우리와 미국의 문화 차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미국은 건국 과정과 시민사회를 형성하면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협의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전 과정이 오늘날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미국 사람의 사상을 구성하는 교육과 토양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 땅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누구나 주장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분명한 논리가 있어야 하는 걸 알고 있다. 성향을 정당화하기 위한 극단적인 감정적 언사言辭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잘 안다. 벌어진 일에 대한 현상과 원인의 분석과 시계열에 따른 분석, 전망, 선 긋기 등은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걸 배운 사람들로부터 느낄 수 있는 특징이다.
어떤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100분 토론'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토론'으로 정의했지만, 실제로 토론다운 토론을 본 일이 없어 거의 보지 않았다. 한쪽은 논리적으로 토론하기를 원하고, 다른 한쪽은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결론만 되풀이하는 모습만 보이며 트집 잡기만을 하는데, 토론 자체가 성립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그저 초등학생 수준의 말싸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트럼프를 공격할 때 썼던 말이,
"Trump doesn't understand duty, honor and country. 트럼프는 의무, 명예, 국가가 무엇인지 모른다."
고 하는 정도다. 그 어디에도 인격을 건드리는 말, 자신의 감정을 섞는 말이 없다. 트럼프도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을 공격할 때 쓰는 게 고작해야
"CNN is fake report. CNN은 가짜 뉴스다."
고 공격하는 수준이었다.
토론 문화는 똑똑하지 않거나 지식이 적어서 자리 잡지 못한 것이 아니다. 진실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코미디언 김병조의 말이 참으로 옳다.
"먼저 인간이 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