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이슈페이퍼 2024-9호 (2024.10.17)
<UNESCO FCS>는 문화 및 창조 생태계(CCE : Cultural and Creative Ecosystem) 관련 통계구축과 사회경제학적 연구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될 범위 : unified scope> 설정을 목표로 합니다. 『2025 UNESCO FCS』는 기존의 문화통계 영역 구분을 개편하여, 총 9개 하위 섹터로 구성된 <핵심 영역 : Core sector>과 4개 하위 섹터로 구성된 <횡단 영역 : Transversal sector>으로 나누었습니다. 2009년에 도입된 횡단영역에 <문화 경영>, <문화 관광>, <광고> 등 세 가지 하위 섹터가 추가될 예정이랍니다. 이는 공공, 비영리, 민간영역 매개자들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특히 2009 UNESCO FCS에서 문화순환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적용했던 <가치사슬 : Value Chain> 모델을 관객의 문화 참여(participation)를 핵심으로 인식하는 <가치 생성 : Value Generation> 모델로 개편하였습니다. 아울러 간접적 사회경제적 영향 측정을 위한 지표 도입 등의 변화를 예고 했습니다.
『2025 UNESCO FCS』에서 강조한 문화 및 창조 생태계(CCE) 변화의 키워드는 <문화 참여 : Cultural Participation>와 <가치 생성 : Value Generation>, 그리고 이 모든 변화를 이끄는 <디지털 : Digital>입니다. 디지털화가 바꾸어 놓은 문화 참여와 가치 생성 프로세스 위에서, 문화 <생산 : production>의 양 측정보다 <참여 : participation>의 이유 파악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기존 모델이 지나치게 <생산> 활동에 집중하여 궁극적으로 문화의 GDP에 대한 기여분을 밝히는 통계로 경도되었던 점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예술 창작 후 사회문화 공동체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로 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이 상업적 과정과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도입한 변화입니다. 새로운 프레임 안에서 <문화 참여>는 단순한 문화 및 창조산업의 상품에 대한 접근과 소비 행동 이상을 의미합니다. 이 보고서는 문화 및 창조생태계(CCE)의 가치 창출 과정과 문화 및 창조산업(CCI)의 가치 사슬을 따라 관객이 <문화 간 협력적 연계 활동 : cross-cultural collaborative engagement>에 개입하는 것으로 <문화 참여>를 재개념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관객의 문화 참여는 가치생성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나타납니다. 그리고 단순히 극장, 전시장 등 전통적인 문화인프라뿐만 아니라, 거리, 강변, 종교시설 등 다양한 생활 공간에서의 모든 다양한 문화적 소통과 지식 공유 활동들을 포괄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디지털화로 변화한 문화의 특징을 <분절과 혼종 : segmentation & hybridity>으로 파악합니다. 디지털 환경 속 문화참여 변화의 네 가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제시된, <첨단기술에 의해 문화창조산업(CCI) 가치 창출 시스템 안으로 새로이 등장한 행위자들>이 바꾸어 놓는 문화생활의 새로운 양상에 주목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콘텐츠 큐레이션, 문화 경험의 개인화, 문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트렌드 및 관객 선호도 분석을 지원하며 문화를 <분절>합니다. 반면 국내 및 국제적 이주 증가 추세 속에서 문화는 끊임없이 <혼종>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인간의 개별적인 취향으로 잘게 쪼개서 <분절>된 <나의 문화 : My Culture>의 버블 안에 가두어 두려는 문화기계(culture machine)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몸소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인간을 만나는 문화적 <실천 : practice>이 문화의 <혼종>을 낳으며 인간의 문화를 늘 새롭게 이어가는 원동력임을 확인시켜줍니다.
『2025 UNESCO FCS』에서는 디지털화와 함께 생성형 AI 등장에 따른 문화의 변화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화적 실천(practice)을 파악하는 것이 문화통계의 중요한 요소임을 고려하여, 문화는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수행될 때만 국가 통계로서 가치 있게 다룬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물(物)과 사물(物)이 함께 만드는 문명세계에서 “인간적”이라는 것이 “인간에 의한” 것인지, “인간을 위한” 것인지 명확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국가나 시장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술이나 모두 <인간중심주의>를 강조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인간을 이롭게 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역사에서 확인됩니다. 다만 인간을 위한 문화가 되도록 계속 경계하고 고민하는 인간 개인이 필요할 뿐입니다. 『2025 UNESCO FCS』에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여 소통하고 진흥하려는 문화정책 연구자들의 고민과 한계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은 문화 현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목차>
1. 주목한 현상 : 『2025 UNESCO FCS(유네스코 문화지표체계)』 초안
2. 눈여겨볼 사항 : 『2025 UNESCO FCS』 초안에 반영된 문화생태계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