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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Sep 09. 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10

시즌 2

유방암을 발견한 산모, 유방외과와 산부인과

41세에 갑자기 찾아온 소식, 오랜 기간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이제 어느덧 포기를 하고 살아가던 중 응급실에서 시행한 소변검사에서 임신 양성반응이 나온다. 그렇게 산부인과 진료를 권유받고, 초음파 검사 결과 무사히 자궁 안에 착상되어있고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춘 10주 이상의 태아를 마주하게 된다.


흉부외과 의사인 남편과 달리 아내는 아이를 꼭 낳고 싶어 하지만, 가슴에서 멍울이 만져진다고 해서 실시한 유방암 검진해서 유방암 2기 판정을 받는다.  남편은 아내가 더 소중하다며 걱정을 하고 암 치료에 전념하자고 하지만 엄마가 된 산모는 아이가 더 중요하다며 자신을 희생(?)하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애초에 아이와 산모 둘 중에 선택하라는 문제가 아니었다. 임신 초기에도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고 임신 주수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산모의 입장에서는 아이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되니까 항암치료를 안 하겠다고 하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산부인과 양석형 교수 말처럼 산모가 건강해야 아이가 건강하고, 내 가족이라고 해도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유방암은 분자유전학적 유형이 다양해서 수술뿐만 아니라 호르몬 치료, 표적치료, 항암치료 다양하게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아무쪼록 다음 화에서 산모도 아이도 모두 건강하게 나온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재활의학과

9화에는 응급의학과와 영상의학과 에피소드가 나왔다면, 이어서 10화에서는 신경외과 환자가 재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활의학과 교수와 채송화 교수가 환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운동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수술 이후에 기능 회복을 위한 스포츠 재활이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익숙한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신경과 혹은 신경외과에서 뇌손상으로 급성기 치료를 받은 이후 재활의학과로 입원해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도 많다.


뇌졸중으로 인해 하루 종일 누워있고 걸을 수 있을까 했던 분들이 3개월 이상 재활을 하면서 실제로 걸어서 나타나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다. 특히, 남아있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재활, 인지재활 등을 병행하면서 퇴원하기 전까지 일상생활 회복에 많은 역할을 한다.


주로 수술과(외과계) 중심의 이야기였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에피소드들이 최근 들어 비수술과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쯤 되면 정신과 의사도 나올 법 한데 조금 아쉽다 ㅎㅎ


실제 수술하는 환자들은 섬망도 자주 나타나고, 암환자나 뇌졸중을 겪다 보면 우울증이 오기도 해서 진료 요청이 많이 온다. 필자만 해도 대학병원 수련과정 동안 수십 건의 협진(consult) 진행한 바 있는데.. 슬의생 시즌2 남은 11화와 12화에서 한 번쯤 나올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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